러시아는 관세 돌파구?…공장 팔고 짐 쌌던 현대차, '귀환' 시동 거나

러시아는 관세 돌파구?…공장 팔고 짐 쌌던 현대차, '귀환' 시동 거나

유선일 기자
2025.08.20 06:01
지난 2010년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에 위치한 현대차 러시아공장(HMMR, Hyundai Motor Manufacturing Rus.)의 준공식을 열었다. 정몽구 당시 현대차그룹 회장(현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연방정부 총리(현 러시아 대통령)가 준공식에 참석했다./사진=현대차그룹
지난 2010년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에 위치한 현대차 러시아공장(HMMR, Hyundai Motor Manufacturing Rus.)의 준공식을 열었다. 정몽구 당시 현대차그룹 회장(현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연방정부 총리(현 러시아 대통령)가 준공식에 참석했다./사진=현대차그룹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 기대가 높아지며 현대자동차그룹의 러시아 시장 재진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러시아 사업이 관세 영향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완화할 돌파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3년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매각하며 현지 사업을 철수했지만 일부 법인은 아직 유지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운영 중인 러시아 소재 현대차 종속기업으로 △HMCIS(완성차·부품 판매) △HTBR(완성차·부품 판매) △HML(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있다. 기아는 '기아 RUS&CIS'(완성차·부품 판매)를 운영 중이다.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시 러시아 시장 재진출을 염두에 두고 현지 사업을 완전히 접지 않은 것으로 분석한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올해 현대차그룹이 러시아 연방 지식재산서비스에 '현대(Hyundai) ix10' 등 상표를 잇달아 등록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런 움직임도 시장 재진입 준비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가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매각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되사올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매각 당시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달았고 행사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정상회담을 거쳐 종전 합의에 이른다면 현대차는 바이백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재로 2022년 전쟁 시작 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대차그룹에 있어 러시아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1년 러시아 신차 판매 점유율은 현대차·기아가 24.4%로 1위였다. 같은 해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생산·판매한 차량이 23만3804대, 한국에서 생산해 러시아로 수출한 차량이 9만1212대였다. 전쟁 발발 후 현대차그룹이 빠진 자리를 중국 기업이 메웠지만 현지 중고차 시장에서 쏠라리스(한국명 아반떼), 리오(한국명 프라이드)는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도 러시아 시장 재진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관세 정책 영향으로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은 올해 2분기 총 1조6000억원 감소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에 붙는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질 예정이지만 한미FTA(자유무역협정)로 무관세 혜택을 누렸던 과거와 비교하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그룹에 있어 러시아는 관세 영향을 일부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3~4년 동안 러시아 시장을 중국 업체가 많이 차지했지만 현대차그룹의 이미지, 기술력 등을 고려하면 점유율 회복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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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일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등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 대학원에서 국가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2022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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