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조선업계의 주력인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발주가 주춤한 사이 컨테이너선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발주 물량이 크게 줄었음에도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면서 한국 조선사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월 한국 조선사의 시장점유율은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기준 21.8%다. 지난해 연간 15.2%와 비교하면 6.6%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중국은 70.3%에서 57.5%로, 일본은 6.3%에서 5.9%로 각각 점유율이 축소했다.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이 크게 줄었음에도 한국 조선사의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탓이다. 올해 글로벌 발주는 CGT 기준 2707만 CGT로 전년 동기 대비 50.8% 감소했다. 이 기간 한국 조선사의 수주는 29.1% 줄었으나, 중국과 일본이 50%대의 둔화 폭을 기록하면서 한국의 점유율은 오히려 늘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1~8월 기준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유조선, LNG 운반선 발주가 70~80% 줄어든 반면 컨테이너선은 0.2% 늘었다. 8월까지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270만 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연간 기준 300만 TEU를 넘어설 전망이다. 컨테이너선 발주가 300만 TEU를 초과한 사례는 지금까지 세 차례뿐이며, 올해 발주량이 300만 TEU를 넘으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기록을 세우게 된다.
국제 사회의 탈탄소 정책에 따라 이중연료 추진선으로의 전환이 늘면서 이를 주력으로 삼는 국내 조선사가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2일 기준 24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는데 2023년과 지난해 각각 5척, 6척을 수주한 것에 비해 큰 폭 늘어났다. 한화오션은 이날 공시한 양밍해운과의 7척 건조 계약을 포함해 올해 총 13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전체 수주 선박 30척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비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글로벌 선사들이 현금을 대거 축적하면서 컨테이너선 발주 여력이 커진 것도 시황에 영향을 미쳤다. 선박 임차(용선) 시장의 공급 부족 역시 신규 발주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4200TEU급 컨테이너선의 일일 용선료는 1년 전과 같은 5만20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운임은 약세인데 용선 비용은 강세가 이어지면서 선박 발주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조선사의 주력이던 LNG 운반선 발주가 주춤한 가운데 컨테이너선이 그 자리를 메우는 양상이다. 지난 1~8월 대형 LNG선 발주는 17척에 불과해 지난해 연간 77척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발주된 기저효과로 올해 LNG운반선 발주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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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 중심 시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관심은 올 하반기 글로벌 2위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가 추진하는 대형 발주로 쏠린다. 머스크는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12척 발주를 검토 중이다. 6척은 확정 발주, 나머지 6척은 옵션 계약으로 알려졌다. 우선 발주될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의 계약 규모만 25억~28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는 우월한 기술력과 미국의 대중 제재를 부각해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