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배터리 화재 예방, 정부 대책 시급"

"리튬배터리 화재 예방, 정부 대책 시급"

중기·벤처팀
2025.10.15 16:15
김태훈 공학박사/사진제공=한국전기차리빌딩협회
김태훈 공학박사/사진제공=한국전기차리빌딩협회

우리 사회의 필수 에너지원이 된 리튬이온배터리는 1991년 일본 소니가 캠코더용으로 처음 상용화했다. 국내에선 2000년대 이후 노트북, 휴대폰, ESS(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배터리 기반 선박, 킥보드 등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대용량 전동 모빌리티와 재생에너지 기기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핵심 산업 기반이 됐지만 응용 분야가 늘어난 만큼 화재도 급증하고 있다. 경제적 손실은 수천억 원에 이르며 국민 안전과 공공 인프라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5년(2020~2024년)간 국내 리튬이온배터리 화재는 2400여 건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296건이 발생했다. 특히 2024년 한 해 543건이 일어나 전년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화재의 88%는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에서 발생했다. 인명·재산 피해와 산업적 충격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제는 파장이 개인·기업 피해를 넘어 사회 시스템 전체로 번진다는 점이다. 지난 9월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는 노후 UPS(무정전전원장치) 배터리에서 시작돼 국가 공공 서비스가 일부 중단되는 사태를 불렀다.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리튬배터리 화재로 23명의 인명 피해(사망 2명, 부상 21명)와 약 224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해외에서도 뉴욕시에서만 2024년 6건의 사망 사고가 있었고 전 세계 물류창고·선박·배터리 공장 등지에서 대형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와 산업계 대응은 '화재 진압과 사후 수습'에 치우쳤다. 하지만 리튬배터리의 에너지밀도·열폭주 특성상 화재 발생 즉시 완전 진압이 어려워 인명·재산 피해가 불가피하다. 최근엔 보조배터리 관련 항공기 기내 사고 등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조배터리 이용 지침과 보관 방법에 대한 절차가 강화되고 있다.

예방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데이터 축적, 정보 공유, 조기감시 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이다. 대다수의 화재 원인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일부 전기차 등만 배터리 내부 센서 데이터를 제조사로 전송하는 체계를 갖췄을 뿐 현장 적용은 미진하다. 국민 대상 화재 예방 교육도 아직 체계적이지 않다.

리튬배터리 화재는 인적·물적·사회적·환경적 피해가 전체 산업·공공 인프라에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중대한 사회 현상이다. 이제 '예측과 조기경보'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첫째, 제조사와 정부·공공기관이 축적한 배터리 성능·사고·화재 데이터를 민관이 공동 개방하고 사고 원인 분석과 예방 기술 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 둘째, 노후 배터리 교체·점검 의무화, BMS(배터리관리시스템) 장착, IoT(사물인터넷) 기반 상태감시·조기경보 시스템을 법제화하는 등 예방 중심의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셋째, 분야별(전기차·ESS·모빌리티·산업시설 등) 맞춤형 매뉴얼 마련, 대국민 교육 실시, 소방청 등 관계기관 통합 대응망 구축 등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리튬배터리 화재는 더 이상 '미래의 위협'이 아닌 현재 진행 중인 현실이다. 화재 예방·감시 인프라와 조기경보체계 확충 등 정부의 선제적·통합적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국민 안전, 산업 경쟁력, 공공 신뢰를 지키는 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정보 공개 확대와 함께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는 배터리 화재 예방 및 감시 인프라 확충 R&D(연구·개발), 공공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 화재 조기경보체계 구축 기술 혁신 등이다. 이를 통해 리튬배터리 화재의 구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글/김태훈 공학박사(한국전기차리빌딩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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