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강간·살해, 나 맞다"…발뺌하던 김길태 무너뜨린 뜻밖의 한마디[뉴스속오늘]

"여중생 강간·살해, 나 맞다"…발뺌하던 김길태 무너뜨린 뜻밖의 한마디[뉴스속오늘]

차유채 기자
2026.03.14 06:0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부산 여중생 살인사건의 범인 김길태 /사진=뉴시스
부산 여중생 살인사건의 범인 김길태 /사진=뉴시스

2010년 3월14일. 부산 여중생 납치 살인사건 피의자 김길태(당시 32세)가 범행 일부를 자백했다. 이는 검거 4일 만으로 앞선 조사에서 범행 일체를 부인하던 김길태는 거짓말 탐지기 검사와 뇌파 검사 이후 프로파일러를 동원한 조사에서 심경적 변화가 생겨 결국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한 달 간격으로 벌인 두 건의 범죄…"사람 죽인 적 없다" 모르쇠
2010년 부산 여중생 납치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동네 이미지 /사진=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2010년 부산 여중생 납치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동네 이미지 /사진=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김길태는 여중생 이모양 강간 살인사건을 벌이기 약 한 달 전인 2010년 1월23일, 20대 여성 강모씨를 납치해 강간했다. 강씨는 가까스로 탈출해 경찰에 신고했으나 김길태가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은 노숙자 생활을 했기에 검거에 실패했다.

이후에도 절도 등 지속해서 범죄를 저지르던 김길태는 2010년 2월24일, 한 가정집에 침입해 홀로 집에 있던 피해자 이모양을 인근 빈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이양이 저항하자 김길태는 피해자 코와 입을 막고 살해했다. 시체는 빈집 인근 물탱크 안에 유기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살아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비공개 수사를 진행했다. 이때 경찰은 1월 발생했던 납치 성폭행 사건으로 수배 중이던 김길태 집에 방문해 김길태 부모에게 "계속 도주할 경우 살인 사건 용의자가 될 수 있다"며 자수를 권고했다. 그러나 김길태는 경찰에 전화해 "(나는) 사람을 죽인 적 없다"고 발뺌하며 도주했다.

김길태 주장은 이양 시체가 발견되면서 거짓말임이 탄로 났다. 이양 시체에서 김길태 DNA가 나온 것이다. 이후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 끝에 2010년 3월 10일 오후 3시쯤, 김길태가 검거됐다.

계속된 혐의 부인…"꿈 많던 여중생" 보도에 결국 자백
/사진=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검거 후에도 김길태는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1월에 강씨를 성폭행한 혐의는 인정했으나 이양 사건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김길태를 무너뜨린 건 언론에 보도된 이양 사연이었다. 당시 김길태가 범행 사실을 자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명훈 당시 경사는 "3~4차례 신문에서 이양이 어린 학생이고, 김길태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꿈 많은 여중생이었다고 하자 (김길태가)심리적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길태는 거짓말 탐지기와 뇌파 검사, 프로파일러 심문 등을 겪으며 심경 변화가 생겼다. 이후 "내가 다 했다"며 울면서 자백했다.

사형→무기징역 감형…"사회적 책임 무시할 수 없어"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심 재판부는 김길태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10년간 신상정보공개, 20년간 위치 추적 전자장치의 부착도 명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그 자체로 매우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일 뿐만 아니라 범행을 거듭할수록 그 수법이 더 담대·잔인해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유족들에 대해 일말의 미안한 감정조차 내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기 잘못을 느끼지 못하고 반성하지 않는 태도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교화 가능성이 없다고 보인다"며 "사회에 복귀할 경우 더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소지도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가난하게 살면서 가족과 유대도 거의 단절되고 소외된 전과자로 살면서 사회적 냉대를 당하는 등으로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중범죄자가 됐는데, 사회적 책임은 무시하고 피고인 개인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2심 판결 이후 김길태는 양형부당과 사실오인, 검사는 사실오인 등을 이유로 상고했지만 2011년 4월 28일 대법원이 양측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20년간 돌본 양부모도 충격 "죽고 싶은 심정"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범 김길태부산 여중생 살인사건의 범인 김길태 /사진=머니투데이 DB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범 김길태부산 여중생 살인사건의 범인 김길태 /사진=머니투데이 DB

김길태는 어려서부터 양부모 밑에서 자랐다. 부산 한 교회 앞에 버려져 있던 그를 양아버지가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은 김길태에게 큰 충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폭행, 절도, 구타 등 각종 범죄를 저질렀다.

김길태가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 피의자로 검거될 당시 그의 양부모는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죄를 지었으면 온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침통해했다.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이후에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20년간 뒤치다꺼리하느라 전국 안 가 본 교도소가 없는데 결국 남은 게 이거다. 이젠 다 끝"이라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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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유채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차유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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