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관세 인상이란 대외 악재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사상 첫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었다.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발빠른 친환경차 수요 대응, 우호적인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외형은 성장했으나 미국 관세 비용 반영으로 수익성은 악화됐다.
29일 현대차(517,000원 ▼4,000 -0.77%)그룹에 따르면 양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합산 매출액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300조3954억원이다.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은 20조5460억원으로 관세와 인센티브 증가 영향에 따라 24.2% 감소했다. 합산 판매 대수는 0.6% 증가한 727만4262대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연간 매출액 186조2545억원, 영업이익 11조46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3% 증가하며 5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영업이익은 19.5% 감소했다. 판매 대수는 413만8389대를 기록했다. 기아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114조1409억원, 영업이익 9조7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년 연속 10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 판매 대수도 313만5873대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다만 영업이익은 28.3% 줄었다.
양사 모두 4분기에도 관세에 따른 수익성 하락 폭이 컸다. 지난해 4월 관세 25% 부과 이후 같은해 11월부터는 15%로 조정됐지만 재고 물량 판매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25%의 관세 부담이 반영된 결과다.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9% 감소한 1조6954억원에 그쳤고 기아 역시 32.2% 감소한 1조842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관세 비용은 4조1100억원으로 기아와 합산하면 7조2000억원에 이른다.
글로벌 시장 내 친환경차 지배력은 한층 강화됐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포함해 전년 대비 27% 증가한 96만1812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와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하이브리드 판매 호조가 성장을 견인했다. 기아 역시 연간 74만9000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하며 17.4% 성장했다. 기아는 미국 시장 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카니발 하이브리드 수요 강세, 서유럽 전기차 비중 확대 등에 힘입어 판매 비중을 24.2%까지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415만8300대로 잡고 매출액 1~2% 성장과 영업이익률 6.3~7.3%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7조800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와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에 속도를 낸다. 기아(164,300원 ▼2,700 -1.62%)는 올해 판매 335만대, 매출 122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2000억원을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등 신차를 투입하고 유럽에서는 연초 EV2 출시를 통해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양사는 수익성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했다. 현대차는 연간 배당금을 주당 1만원으로 책정하며 주주와의 약속을 이행했다. 기아는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300원 올린 6800원으로 결정하며 총 주주환원율을 35%까지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