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업 자동화 시장이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중심 구조에서 AI(인공지능)가 판단과 실행에 일부 관여하는 '에이전틱 오토메이션(Agentic Automation)'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AI가 판단까지 맡아도 되는지, 오류 발생 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최성원 케이에스씨앤씨(KS C&C) 기업부설연구소 전문위원은 "AI가 모든 판단을 대체하는 구조가 아니라 사람의 판단을 중심에 두고 실행과 연결을 자동화하는 전략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전문위원은 ERP(전사적자원관리) 업무에 에이전틱 자동화를 적용, 실제 운영 사례를 만들었다. 첫 적용 대상은 '매입지불대상 알림 에이전트'다. ERP 계약관리 시스템과 연계, 매출이 발생한 계약 중 매입 지불 대상 건을 자동 추출하고 담당자에게 사전 알림 메일을 발송하는 구조다.
"기존에는 계약 데이터를 사람이 직접 조회해 조건을 걸고, 필터링했지만 에이전틱 구조를 도입하면 데이터 조건 생성과 흐름을 자동화할 수 있죠."
최 전문위원은 "해당 시스템은 현재 개념검증(PoC) 단계를 넘어 실제 운영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ERP 조회, 메일 발송, 데이터 입력 등 기능별 RPA를 각각 개발한 뒤 업무 흐름마다 별도의 상위 프로세스를 구성해야 했다"며 "업무 순서나 파라미터가 변경될 때마다 여러 프로세스를 수정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 전문위원은 유아이패스(UiPath)의 오케스트레이션 솔루션 '마에스트로' 기반 에이전틱 구조를 설계했다. 프로세스를 시각적으로 설계하고 파라미터 변경 시 맵핑 조정만으로 전체 흐름에 반영할 수 있어 유지보수 효율성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AI는 조건 생성에 집중시키고 실제 데이터 조회와 집계는 기존 통계 시스템이 수행하도록 분리했습니다. AI가 판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을 연결하는 역할입니다."
그는 "단순 업무는 기존 RPA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다만 복잡한 업무 흐름과 다수의 시스템이 얽힌 환경에서는 에이전틱 자동화가 구조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KS C&C는 이번 사례를 기반으로 매출·매입 계약 자동 등록, 상환 계획 생성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 자동화가 반복 업무를 줄이는 단계를 넘어 AI·RPA·ERP를 유기적으로 연결, 오케스트레이션 단계로 진입함에 따라 에이전틱 오토메이션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