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으로 인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완성차·타이어업계의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 차질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 포함 중동 7개국의 신차 판매량은 313만대로 글로벌 전체 시장의 3% 수준을 기록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체 판매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5%로 이란 사태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전쟁이 1개월에서 3개월 내로 종료되는 단기전 시나리오에서는 글로벌 신차 수요 차질이 기존 전망 대비 0.7%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현대차(525,000원 ▲18,000 +3.55%)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5억달러 이상을 공동 투자해 킹 압둘라 경제도시에 합작 생산공장(HMMME)을 건설 중인데 올해 4분기 가동 예정이라 당장 생산 차질을 빚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길어지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고유가 기조가 굳어지고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 각 산업별로 피해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신차 수요의 경우 중동 사태가 6개월 이상 늘어나면 기존 전망보다 3.5%, 1년 이상 늘어지면 4.7%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물류비 부담도 변수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6일 기준 1489로 전월 대비 17.6% 상승했다. 중동과 남미 항로 운임이 급등한 탓이다. 이 역시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운임 부담과 물류 병목에 따른 공급망 관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항로 변경과 보험료 상승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타이어업계는 완성차보다 원재료비 상승 리스크에 더 민감하다. 유가 급등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합성고무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타이어 제작 원가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타이어 31%, 금호타이어 36%, 넥센타이어 43% 수준이다. 올해 2분기부터 유럽향 윈터 타이어 선적이 본격화되면서 해상 스팟(단기계약) 운임 가격이 급등할 경우 물류비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재료비 상승이 지속되면 타이어와 부품, 완성차 순으로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며 "타이어는 교체용 타이어(RE)로의 가격 전가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완성차·부품업체는 전방 신차 수요가 제한돼 가격 전가가 제한적일 수 있어 지속적으로 비용을 투입해야 할 경우 업종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