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대신 운동화 신는 승무원…대한항공 57년 '금기' 깨지나

구두 대신 운동화 신는 승무원…대한항공 57년 '금기' 깨지나

이정우 기자
2026.04.22 09:22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대한항공(25,200원 ▼400 -1.56%)이 창립 이래 57년간 이어온 '승무원은 굽 있는 구두를 신는다'는 원칙 변경을 추진한다. 확정될 경우 올해 말 통합되는 아시아나항공(7,170원 ▼40 -0.55%)에도 동일 규정이 적용된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승무원들이 기내 업무 시 운동화나 기능성 신발을 신을 수 있도록 하는 복장 규정 개편을 검토 중이다. 그간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규정에 따라 기내에서 3~5㎝ 굽의 구두를 의무 착용해야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행 유니폼의 착용감과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적·기능적 보완에 중점을 두고 유니폼 개선 작업 추진하고 있다"며 "기능성 근무화 도입 역시 노사협의를 바탕으로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논의 초기 단계인 상태인 만큼 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2월부터 객실 승무원의 안경 착용 기준을 '자율 착용'으로 변경했다. 출퇴근은 물론 비행 중에도 안경을 자유롭게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저비용항공사(LCC)에서도 복장 규정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제주항공이 모든 객실 승무원에게 운동화를 지급해 제도를 바꿨고 에어로케이항공은 지난 2020년 출범하며 운동화를 정식 근무화로 채택했다. 이스타항공도 검은색 계열로 통일성만 갖추면 구두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해 출범한 파라타항공은 최근 기능성 신발 브랜드인 락포트 제품을 승무원들이 신도록 했다.

기내용 구두를 지급하는 아시아나항공도 작년 10월 승무원들이 신발을 고를 수 있게 기능성 브랜드 바이네르까지 포함해 선택할 수 있는 구두 브랜드를 4종에서 7종으로 늘렸다. 승무원 구두 종류를 선정하는 기준에 '밑창 논슬립 기능', '통풍', '착화시 편안함' 등이 적용돼 승무원의 안전과 활동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해외에서도 승무원 하이힐 규정이 사라지거나 완화되는 추세다. 일본 국적항공사인 일본항공(JAL) 역시 이미 지난해 11월 승무원과 공항 직원에게 운동화 착용을 허용했다. 기존에는 구두와 하이힐만 허용됐지만, 장시간 서서 근무하는 업무 특성을 고려해 단색 검정 스니커즈를 공식 근무화로 포함시켰다. 미국의 델타항공 역시 2018년 유니폼 개편을 계기로 장시간 근무 고려해 인체공학적 신발 선택 폭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결국에는 안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규정이 바뀐다면 긍정적인 변화라고 본다"며 "보수적인 항공사로 알려진 해외 항공사들도 최근 신발 착용 규정을 바꾸는 등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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