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가입 시 승진 배제"…사적 발언, 부당노동행위의 법적 쟁점은?

"노조 가입 시 승진 배제"…사적 발언, 부당노동행위의 법적 쟁점은?

이동오 기자
2026.06.02 17:26

-김광덕 법무법인(유한) 대륜 변호사 법률칼럼

최근 한 항공사에서 객실 승무원 노동조합이 사측 관계자들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노조 이력자의 승진 배제를 시사하는 실무자 통화 녹취록이 발단이 됐다. 사측은 '개인 간의 사담'이라 항변하고 있으나, 위법 여부는 법률적 판단에 따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기업의 인사·노무 담당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장에서 무심코 던진 농담이나 개인적 견해 표명조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이 금지하는 '부당노동행위'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광덕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유한) 대륜
김광덕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유한) 대륜

근로자의 노동3권을 보호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 제도는 노사 간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장치다. 현행 노조법은 이를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노조 가입 등을 이유로 한 해고나 불이익 취급 △특정 노조 가입·탈퇴를 조건으로 하는 고용(비열계약) △정당한 이유 없는 단체교섭 거부 및 해태 △노동조합의 조직과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과 운영비 원조 등이다.

기업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논란이 되는 것은 단연 '불이익 취급'과 '지배·개입'이다. 예컨대 합리적 이유 없이 노조원의 근무 평정을 낮게 주거나 승진에서 누락시키는 행위는 대표적인 불이익 취급이다. 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특정 노조를 차별하는 행위(공정대표의무 위반) 역시 모두 부당노동행위의 범주에 포함된다. 이러한 위반에 따른 제재는 결코 가볍지 않다.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는 물론, 확정된 명령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형사 처벌까지 감수해야 한다. 구제명령과 별개로 부당노동행위에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형사 처벌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선고될 수도 있다.

특히 대법원 판례(2023두41864)의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상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은 행위 발생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하지만, 인사고과나 승격 누락 등으로 인한 임금 차별 등 불이익이 계속될 경우 이를 '하나의 계속된 행위'로 보아 구제신청 기간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과거 인사 조치라도 그 영향력이 현재까지 지속된다면 언제든 법적 리스크로 불거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부당노동행위는 면담 내용, 이메일, 사내 공지문 등 흩어진 조각들이 모여 사용자의 '의도'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 즉 '스모킹 건'이 된다. 따라서 기업은 즉시 작동 가능한 구체적인 방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관리자 대상 언행 매뉴얼을 수립해 무심코 던진 발언이 법적 위기로 번지는 것을 원천 차단해야 하며, 인사 및 징계 기준을 철저히 객관화하고 문서화해 정당한 인사권 행사임을 입증할 지표를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노사 갈등 소지가 큰 결정은 반드시 노동 전문 법조인의 사전 검토를 거쳐 사법위기를 선제적으로 걸러내는 의사결정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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