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평 늘려드려요" 이렇게 1.5억 이득?...요즘 가전은 '빌트인' 전쟁

"0.5평 늘려드려요" 이렇게 1.5억 이득?...요즘 가전은 '빌트인' 전쟁

김아영 기자
2026.08.06 05:5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0.5평 아끼자"…압구정 현대 재건축도 빌트인 선택
스펙 경쟁 넘어 공간 솔루션으로…B2B 영토전 확대

고객이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 LG 베스트샵 매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구독 서비스에 대한 맞춤형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제공=LG전자
고객이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 LG 베스트샵 매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구독 서비스에 대한 맞춤형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제공=LG전자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AI(인공지능) 성능을 넘어 '공간 활용성'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전업계가 스펙 경쟁을 넘어 주거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사업 전략을 강화하면서 B2B(기업간거래) 주거 시장 선점을 향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6일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국내 주방가전 시장에서 빌트인 제품 연평균 성장률이 9.8%에 달했다. 일반 가전 성장률(4~5%)의 2배 수준이다.

가전업계에서는 AI 기능이 프리미엄 제품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제품간 성능 차별화가 이뤄지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전업체들은 제품 설계 단계부터 공간 활용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빌트인 가전은 제품을 가구 안에 매립해 설치 여유 공간을 줄일 수 있어 제한된 면적에서도 실제 사용 가능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공간 가치가 높은 고급 주거지일수록 이러한 효과는 더욱 크게 체감돼 빌트인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대표적이다. LG전자(179,500원 ▲14,000 +8.46%)현대건설(110,100원 ▲8,600 +8.47%)과 협력해 조합원들에게 컨버터블 냉장고·세탁기·건조기·스타일러·식기세척기·광파오븐을 일체형으로 구성한 빌트인 가전 구독 옵션을 제안했다. 가전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성을 통해 약 0.5평 수준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평당 3억원 수준이 거론되는 압구정 신축 시세를 감안하면 빌트인 확보로 인한 공간 가치는 수억원 규모로 환산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빌트인을 단순 옵션이 아니라 공간 가치 제안의 핵심 요소로 내세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공간 가치가 프리미엄 가전의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면서 가전업체들의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가전업체 입장에서 빌트인은 냉장고·세탁기·식기세척기 등 다수 제품을 패키지로 공급할 수 있어 단품 판매보다 세대당 판매 규모가 크다. 또 빌트인 패키지는 건설사 대상 B2B 수주로 연계하기도 쉬워 가전기업 입장에서 사업적 활용도가 높다.

LG전자는 빌트인 가전을 서비스 모델의 확장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재건축 사업을 계기로 가전 구독과 빌트인을 결합한 모델을 선보였고 해외에서도 초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SKS를 중심으로 B2B 접점을 넓히고 있다. 제품 개발 방향도 공간 활용이 중심이 되고 있다. 하단 걸레받이 공간에 설치하는 로봇청소기 '로니' 히든스테이션과 최소 4㎜ 틈만 확보하면 설치 가능한 '핏 앤 맥스' 냉장고 등이 그 사례다.

삼성전자(246,000원 ▲6,000 +2.5%)는 데이코를 앞세워 고급 주거 프로젝트 중심의 B2B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개별 제품 판매보다 프리미엄 주택 단지에 빌트인 패키지를 공급하며 고급 주거 시장 내 브랜드 접점을 확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비에라의 프리미엄 단독주택 단지 '아리페카' 전 세대에 데이코 빌트인 가전을 적용했으며 스마트싱스 기반 연결 경험을 결합해 차별화를 추구했다. 이를 통해 북미 고급 주거 시장에서 건설사 협업 기반의 B2B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가전업계에서는 빌트인 경쟁이 앞으로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순한 제품 성능을 넘어 가전과 주거 공간의 조화를 중시하는 인테리어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공간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빌트인 가전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아영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아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