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킨지가 꼽은 성공적인 AX(인공지능 전환)를 위한 12가지 가치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 경영층, 즉 리더가 AI에 대한 역량과 이해가 있어야만 한다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에서 기조연설에 나서 과거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진 사장에게 건넨 맥킨지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렇게 말하고 "리더가 AI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우리는 산으로 가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소프티어 테크톡은 현대차그룹 IT(정보기술) 부문 임직원이 한 해 동안 수행한 프로젝트의 성과와 교훈을 공유하는 사내 기술 행사로 2023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추진해 온 AX의 경험과 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4회째인 올해 처음으로 행사를 외부에 공개했다.
진 사장은 12가지 가치 가운데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 창출' 역시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회사가 항상 생각해야 하는 것이 '과연 이 돈을 들여서 이것을 할만한 이유가 있을까'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맥킨지도 이 보고서에서 강조했지만 '조직 유연성'도 크게 와 닿았다"며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받아들이고 활용하고, 이를 지렛대 삼아 기업이 성장하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조직 문화, 일하는 방식의 문화에 대한 것이라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이런 관점에서 (현대차그룹도) AX 전략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진 사장은 "보고서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추가적으로 현대차그룹 경영진에 말씀드린 것은 '데이터 주권'에 대한 것"이라며 "가치 있는 데이터를 우리의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 데이터 주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은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범용화(commodity)되지만 도메인 지식과 데이터는 해당 기업만이 가질 수 있는 자산인 만큼 손쉽게 글로벌 IT 기업에 넘겨줘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진 사장은 또 "우리와 같은 제조업은 공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이 다 자산"이라며 "이를 잘 지키고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레버리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피지컬 AI를 언급하며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에 대해선 파운데이션 모델부터 자체 개발하고 있으며 돈이 아무리 많이 들더라도 이것만큼은 내재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AX를 위한 현대차그룹 조직 체계에 대해선 지난 4월 장 부회장 산하 'AI 거버넌스 TFT(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TFT 아래에는 총 5개 분과(△AX PMO △AI 리스크 대응 △AI 기반 조성 △AI 프로젝트 총괄 △AI 역량 향상)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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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사장은 TFT의 종료 기준(Exit Criteria)에 대해선 "1년을 운영해보고 부족하면 1년은 더 하겠지만 이후에도 TFT가 있다면 우리의 AX는 실패한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2년내에 끝내겠다'는 생각을 갖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부 종료 원칙 가운데 'SW(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의 80%가 AI 도구 활용', '전 직원의 70% 이상이 주 1회 이상 AI 도구를 활용' 등은 이미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진 사장은 기조연설을 마무리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은 '다음 AI는 어떤 것이 올까' 혹은 'AI가 아닌 또 다른 기술의 혁신이 올까' 등이다"며 "어떤 변화가 와도 우리는 더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빠르게 배우고, 배운 것을 빠르게 잊고 다시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일하는 방식, 그리고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