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2026]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군이 단일 전원 의존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수소 등을 결합한 다중 전원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장기적으로는 소형 원자로를 활용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방안도 제시됐다.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의 '제3회 육군 에너지 정책 포럼'에서는 마이크로그리드를 주제로 육군의 에너지 전환 방향과 기술 도입 과제가 논의됐다. 전문가들은 평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전시에도 외부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작전을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전에서 에너지 수급은 군의 전투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양덕준 육군본부 군수소요·에너지정책과장(대령)은 "러시아는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의 화력·수력발전소와 변전소를 모두 타격해 왔고, 지금도 타격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유류와 원전 기반의 한전 전력에 의존하고 있고, 육군도 마찬가지"라며 "대내외적으로 에너지 안보 환경은 넉넉하지 않고 군의 에너지 소비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드론과 사족보행 로봇 등 첨단 무기체계의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육군이 추진하는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은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전력을 생산·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독립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소규모 전력망이다. 양 대령은 "적에게 노출되는 소음을 줄이는 무기와 적의 열상 장비에 관측될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발열을 줄이는 장비, 작은 배터리로도 고효율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무기와 장비를 도입하고자 육군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상무대 마이크로그리드 시범 사업은 이러한 육군의 노력 가운데 첫 번째 사업"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에너지 독립이 전시에만 중요한 게 아니라 평상시에도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현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솔루션사업센터장은 "대대급 작전지를 기준으로 마이크로그리드 보급 시 40% 수준의 유류 소요 절감이 예상된다"며 "이는 연간으로 따지면 11만3000리터, 금액으로는 1억7000만원 정도의 유류비 절감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태양광을 넘어 전력 공급 체계를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명환 한국자동차연구원 수소동력연구본부장은 "수소 연료전지는 소음이 거의 없고 발생하는 열도 100도 미만"이라며 "기존에 개발된 이동형 발전기 등을 군에 적합하게 개조해 적용하고, 보급창이나 정비창에서는 수소 지게차를 도입하는 등 전력 지원과 군수 지원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실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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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는 원자력 에너지를 활용해 전력 공급의 지속성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됐다. 특히 대형 원전이나 소형모듈원자로(SMR)보다 규모가 작은 마이크로 모듈러 리액터(MMR)가 적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송민섭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자력은 에너지 밀도가 높은 에너지원으로 MMR은 한 번 제작하면 핵연료를 교체하지 않고도 8년 이상 운전할 수 있다"며 "연료 보급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전력 수요가 큰 미래 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