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스파오, 유니클로에 선전포고.."30년 역량으로 패션 주권 회복하겠다"
'패션 1번지' 명동 한복판에서 한일 패션 빅매치가 펼쳐진다. 챔피언 격인 일본의 '유니클로(UNIQLO)'에 한국의 '스파오(SPAO)'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파오는 이랜드가 30년 패션 역량을 모아 글로벌 SPA브랜드를 지향하며 선보이는 신규 브랜드. 이랜드는 자라, 유니클로 등 글로벌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SPA 시장에 '토종의 반란'을 위해 지난 3년간 야심차게 준비해왔다.
이랜드는 오는 25일께 명동에 스파오 1호점을 연다. '패션주권'을 놓고 유니클로와 일전을 불사한다는 각오다.
◇'유니클로'에 도전장…비밀병기는?=이랜드가 유니클로를 뛰어넘기 위해 세운 전략은 한마디로 유니클로를 앞서는 것.

우선 매장크기부터 유니클로를 압도한다. 이랜드는 유니클로와의 정면대응을 위해 매장 위치를 명동 유니클로 매장 바로 옆으로 잡았다. '이왕 붙을 거면 제대로 한판 붙자'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스파오 1호점은 2875㎡ (870여평)으로 단일 매장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옷만 파는 매장에서 탈피해 여가와 외식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원스톱 복합 쇼핑몰' 형태로 꾸몄다. 4층은 SM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노래방과 SM소속 스타들의 앨범 등을 판매하는 '에브리싱' 매장이, 5층은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가 들어선다.

유니클로의 대표 히트상품에 대해서도 품질은 높이되 가격은 낮춰 후발주자로서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썼다.
유니클로의 겨울 이너웨어로 전 세계에서 3000만장 가량 팔린 '히트텍'에 맞서 이랜드는 스파오 '웜히트'를 내놨다. 웜히트는 이랜드가 자체 개발한 소재를 사용했고 공인기관 실험 결과, 보온(온도상승) 효과가 6도로 히트텍(5.7도)보다 높다. 가격은 40% 가량 저렴하다.
겨울 주력상품인 초경량 거위털점퍼로 유니클로의 오리털점퍼에 맞선다. 오리털보다 50% 비싼 거위털을 사용했지만 가격은 비슷하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거위털점퍼(구스다운)에 비해서는 50% 이상 저렴하다.
유니클로의 또 다른 히트상품인 '브라톱'에 대항해 콜라겐 가공 이너웨어도 선보인다. 콜라겐 가공으로 항균, 방취기능은 물론, 촉촉한 사용감에 보습효과까지 지닌 게 특징. 기능 개선에도 가격은 40%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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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어디서 오나…토종 SPA 원조 저력=최근 패션업계의 최대 화두가 바로 SPA다. SPA는 한 패션업체에서 생산부터 유통까지 총괄하는 방식으로 패스트패션으로도 불린다. 자라,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브랜드의 잇단 국내 진출에 SPA라는 말도 덩달아 알려졌다.
외국에서 들어온 새로운 말 같지만 사실 국내엔 이미 SPA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이랜드가 있다. 이랜드는 80년대에 생산과 유통을 결합한 모델로 패션업계에 일약 돌풍을 일으켰다. 명동, 종로 등 전국 주요 상권에 이른바 '이랜드 스트리트'를 만들었다. '이랜드 매장 옆에 있으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이랜드의 유통파워는 강했다.
이랜드가 글로벌SPA브랜드를 천명하며 유니클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낼 수 있는 자신감도 바로 30년간 토종 SPA원조로 갈고 닦은 저력에 기반한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30년간 축적한 패션사업의 역량을 총 결집했다"며 "SPA사업은 가장 하고 싶었던 패션사업이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경쟁력 어디서 오나…원산지 직가공·직소싱=이랜드는 품질에 직결되는 소재는 해외 원산지의 고급 소재만을 구입해 생산한다. 울은 유니클로와 같은 호주산이며 면은 세계 최고품질로 인정받는 방글라데시와 인도산을 사용한다. 유니클로는 주요 제품의 소재를 중국산 화섬으로 사용하는 반면 이랜드 SPA는 품질이 우수한 국내산을 주로 사용한다. 고급 소재 사용으로 인한 원가 상승은 ‘원산지 직가공’ 방식으로 해결했다. 중국에서 90% 이상을 생산하는 유니클로와 달리 물류 이동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 상품기획자(MD)들이 직접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직소싱, 사전구매, 대량 통합구매 등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스파오가 가격은 유니클로의 2/3 수준이지만 품질은 유니클로에 뒤지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