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화장품 "실제 가격 영향 적고 마케팅 공세 '우려'"..일부 와인·명품 브랜드 문턱↓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시 업종이나 제품에 따라 온도 차가 있을 수 있지만, 유통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명품 등 수입 고가제품과 와인, 위스키 등 수입 관세 높은 주류 등을 취급하는 일부 업체들을 제외하고 관세 철폐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의류·화장품 "실제 가격 영향 적다"..마케팅 공세 '우려'= 의류 업계는 당장 EU와의 경쟁관계에 놓인 국내 중고가 의류, 패션 업체들도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극히 제한적으로 내다봤다.
LG패션(26,300원 ▲50 +0.19%)관계자는 "관세는 가격책정의 변수 중 일부 일 뿐, 눈에 띄는 가격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섬(25,000원 0%)관계자 역시 "수입제품의 가격은 환율 등 다른 영향이 더 크다"며 "FTA로 수요나 가격에 특별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도 유럽산 화장품의 관세율이 6.5%로 낮은 편이기 때문에 큰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다만 관세 인하분 만큼 유럽 브랜드가 마케팅 비용에 여력이 생겨 가격보다는 마케팅 공세로 국내 업체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럽산 화장품은 고가 화장품이 대부분이라 관련 소비자가 '가격'에 민감한 층은 아닌 만큼, 관세 철폐로 직접적인 가격 인하보다는 광고, 세일, 증정품 등 간접적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입지를 넓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정림 대한화장품협회 부회장은 "FTA로 유럽 화장품은 관세만큼 마케팅 비용을 확보하게 된다"며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시장에서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와인·명품 일부 문턱 낮아진다..맥주업체 '제한적'= 와인과 명품 브랜드의 문턱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현재 명품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는 것은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브랜드다. 판매가의 8~13%에 달하던 관세가 사라지면 명품의 가격도 내려갈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FTA가 발효되면 500만원 짜리 샤넬 2.55 빈티지 미디움 핸드백의 경우 450만원에 구매가 가능하고 에르메스의 2000만원짜리 버킨백은 1800만원에 살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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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마니, 돌체&가바나 등 유럽의 명품브랜드를 수입 판매하는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유럽에서 수입해 온 명품의 경우 관세로 인한 가격 인하분 만큼 소비자가에 일정부분 반영할 것"이고 밝혔다. 자라, H&M등 SPA 브랜드도 저가이면서 양질의 제품을 강조해온 태생적 특성이 있기때문에 관세율만큼 가격인하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명품브랜드와 SPA 브랜드의 가격 인하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화장품과 마찬가지로 관세율 철폐가 가격인하보다는 오히려 명품이나 SPA브랜드의 마케팅 확대로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와인과 위스키 마니아들은 좀 더 싼 값에 술을 마실 수 있게 된다. 이전까지 스코틀랜드산 위스키에는 관세 20%를 매겼고, 프랑스·이탈리아산 와인에도 관세 15%를 붙였다. 이 관세가 내년 7월1일부터 없어지면 일정부분 가격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와인과 위스키 수요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위스키나 맥주 시장에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위스키 업계 관계자는 "20% 관세가 3∼4년에 걸쳐 매년 일정부분씩 없어지기 때문에 가격인하 효과는 더 미미하다"고 말했다.
기네스맥주 같은 유럽산 수입맥주도 관세(30%)가 7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맥주 업체 관계자는 "와인에 비해 유럽산 위스키나 맥주 가격인하 효과는 낮을 것"이라며 "국내 맥주 업체들의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