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M 대신할 돌파구… 7월 서울 성수동에 1호 매장 개점
홈플러스가 다음 달부터 편의점 사업을 시작한다.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형슈퍼(SSM)를 대신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오는 7월 편의점 브랜드인 'CVS플러스'(가칭)를 선보이고 서울 성수동 지역에 제1호 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 애초 이달 중으로 매장을 열 계획이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한달 정도 일정이 연기됐다. CVS플러스에서 'CVS'란 편의점(convenience store)을 의미한다.
CVS플러스는 매장 구조가 일반 편의점보다는 슈퍼마켓 형태에 좀 더 가깝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얼핏 보기에는 일반적인 편의점 같지만 매장의 구성을 자사의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형태를 기반으로 했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 측은 SSM 사업에서 사회적 반발여론에 부딪힌 경험 때문에 편의점 사업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편의점 사업 추진과 관련한 질문에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했다.
업계에선 홈플러스의 편의점 진출에 대해 "신성장 동력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성장 정체에 빠진 대형마트 업계에서 주요 업체들은 나름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데, 홈플러스는 회심의 카드로 SSM 대신 편의점을 빼들었다는 것이다. 업계 1위 이마트의 경우 '이-클럽'을 통한 도매유통 사업을 추진 중이고, 3위 롯데마트는 중국 인도네시아 등 활발한 해외진출로 승부를 걸고 있다.
◇홈플러스 편의점 진출...왜?=편의점 사업은 유통 가운데 성장가능성이 큰 영역이다. 1989년 국내 첫 선을 보인 편의점은 '시장 포화'라는 우려에도 현재 점포수가 1만6937개까지 늘어났다. 편의점 역사는 20여년이 넘었지만 전체 점포 가운데 절반 가량이 최근 5년 안에 생겼을 정도다. 지난해에만 신규로 문을 연 편의점은 2807개에 달한다.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가맹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편의점업계 전체 시장 규모는 8조원대로 전년보다 1조원 가량 늘었다. 올해에는 10조원대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시장 규모는 1인가구 증가 추세와 맞물리며 최근 5년간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까지 공격적으로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출점하며 시장확대를 노렸지만, 지역 영세상인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신규 SSM 출점의 길이 사실상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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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이에 대한 우회전략으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을 시도했지만 이 또한 중소유통업자들의 역풍을 맞았다. 상황이 이렇게 까지 흐르자 홈플러스는 새로운 유통채널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고, 결국 편의점 진출을 시도한 것이라는 업계의 설명이다.
◇홈플러스, SSM보다 편의점이 낫다=홈플러스는 편의점 진출을 통해 매장당 비용은 적게 들이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가 SSM 직영점 한 곳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은 평균 10억원 정도(300㎡ 규모)다. 가맹점으로 할 경우에는 지분율에 따라 다르지만 이의 절반규모인 5억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에서 점포 1개 개발비용은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2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홈플러스가 업태를 SSM에서 편의점으로 바꾸는 순간, 기존 SSM 직영점 한 개 점포에 투자할 비용으로 편의점 5개 이상을 열 수 있다.
수익배분 등에서도 편의점은 매력적이다. SSM 가맹점의 경우 홈플러스가 49%를 투자하지만 상생 여론 등을 감안해 사실상 거둬들이는 수익은 40%에 불과하다. 이는 편의점업계에서 '위탁가맹점(기업이 건물을 임차한 후 매장관리를 가맹경영주에게 맡기는 것)' 1개를 오픈해서 가져오는 수익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점포 크기가 지역마다 다를 수 있으나, 편의점 사업은 SSM보다 점포 1개당 투자는 적게 하면서도 수익성은 더 좋은 '알짜 사업'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편의점은 게다가 출점시 지역상인들과의 충돌에서도 자유롭다. 주변 영세상권을 위협한다는 것과는 무관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슈퍼마켓 등 자영업자들도 편의점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SSM보다는 편의점 시장이 홈플러스에겐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편의점 사업은 가맹점 사업이라서 상생법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존 편의점업계 '우려', 중소슈퍼 "지켜보자"=기존 편의점 업계에선 이번 홈플러스 편의점 진출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분위기다. 또 홈플러스가 그동안 영세상인들의 반발 부딪혔던 기업이라는 이미지 탓에 '골목상권 잠식'이란 불똥이 편의점 업계 전체로 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SSM 출점이 봉쇄되자 편법을 이용해 변형된 SSM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선보이려고 하는 것 같다"며 "영세상인들의 홈플러스에 대한 안좋은 인식이 전체 편의점업계로 번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홈플러스가 편의점 사업을 한다면 자신들의 사업방향을 충분히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많은 수퍼마켓상인들도 향후 편의점 형태로 가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며 홈플러스의 편의점 사업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