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탄소제로' 미래의 친환경 마트를 가보니

[르포]'탄소제로' 미래의 친환경 마트를 가보니

헌팅던 램지(영국)=김정태 기자
2011.07.04 06:00

[유통산업도 글로벌 동반성장이다]英테스코, 카본제로 스토어 1호 램지 매장

↑영국 켐브리지셔주 헌팅던 인근의 램지에 위치한 테스코 그룹의 '카본제로스토어 1호 매장'
↑영국 켐브리지셔주 헌팅던 인근의 램지에 위치한 테스코 그룹의 '카본제로스토어 1호 매장'

런던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차를 타고 2시간 30분 가량 거리에 떨어진 캠브리지셔주(州) 헌팅던 인근 램지마을.

이 곳은 인구 9000여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지만 친환경의 표본이 될 만한 상징적인 상업 건물이 있다. 다국적 유통기업 테스코그룹이 세계 최초로 만든 친환경 매장인 '카본제로(탄소제로) 스토어 1호점'이 그것.

카본제로(탄소제로)란 말 그대로 모든 전기, 가스 및 냉매로부터 배출되는 탄소량이 '제로'임을 뜻한다. 램지 점포는 저탄소 배출과 자체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통해 오히려 인근 지역 시설에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를 획기적으로 줄인 '스마트 매장'이다.

↑카본제로스토어 1호점 내부는 자연채광 위주의 설계로 전기 조명을 최소화했다.
↑카본제로스토어 1호점 내부는 자연채광 위주의 설계로 전기 조명을 최소화했다.

에너지 사용량 또는 손실을 줄이기 위한 장치들이 곳곳에 눈에 뛴다. 우선 점포 내외관은 낙엽송 목재를 사용해 매장 분위기가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테스코 측은 낙엽송을 건자재로 사용한 이유를 철강보다 탄소배출이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장 입구는 방향이 다른 이중 자동문이 설치돼 있다. '에어커튼'을 사용하는 다른 매장과 달리 이중문을 통해 냉난방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매장 안은 조명시설이 많지 않아도 대낮같이 환했다. 지붕과 벽면은 자연 채광이 가능한 투명 패널이 곳곳에 설치됐다. 이 패널은 젤로 채워 자연채광이 되더라도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특수 패널이다. 특히 '선 파이프(Sun Pipe)'가 눈길을 끌었다. 거울이 달린 이 튜브는 외부의 빛을 반사시켜 내부를 비춰주는 조명을 역할을 했다.

↑창고 등 매장 뒷편은 선파이프를 통해 내부를 밝혀주고 있다.
↑창고 등 매장 뒷편은 선파이프를 통해 내부를 밝혀주고 있다.

또 점포 탄소배출량의 1/5를 차지하는 냉매를 자연냉매와 탄화수소로 대체하고 매장의 냉장, 냉동고에는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에너지 손실을 줄이도록 했다. 이밖에도 빗물을 이용해 화장실, 세차장 용수로 사용토록 했고 건물 밖은 태양열 및 LED전등,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돼 있는 등 그야말로 친환경 매장의 표본이었다.

2009년 12월 오픈한 이 매장(2280㎡)은 1년 후 일반 점포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57% 감소했다. 나머지 배출된 탄소량은 열병합발전에서 생산된 에너지로 상쇄돼 사실상 탄소배출 제로를 시현했다.

훌륭한 친환경 점포임에 틀림없지만 투자 비용이 많이 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실제 이 점포에 들어간 투자비용은 동일한 일반 매장 규모에 비해 30%가 더 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반 점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에 대해 마크 스틸(Mark Steele) 램지 점포장은 "자체 생산한 전력을 지역사회에 공급하면서 비용을 상쇄해 가고 있다"며 "또 인근 지역에서 조달하는 제품이 많아지면서 물류비용이 감소했고 쌓아 놓을 재고가 적어지면서 창고 유지비용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매장 밖 전기차 충전소
↑매장 밖 전기차 충전소

친환경 점포에 대한 소비자의 호응도 높다. 마크 점장은 "이 점포의 클럽카드 회원수가 2만명으로 마을 인구 수보다 많다"며 "이는 친환경 점포에 대한 관심이 높아 램지 외에 인근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램지 점포의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5% 증가하면서 영국 내 테스코 매장 가운데 4위의 매출 기록을 세웠다.

카본제로 스토어는 테스코그룹의 미래성장 전략이다. 전 세계의 매장의 탄소배출량을 오는 202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에 '제로'를 시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영국에는 렘지 외에 2개 점포가 운영 중이며 체코와 태국에도 내달 문을 열 예정이다.

특히 한국에도 최초의 탄소제로 건물이 오는 7일 문을 연다. 테스코그룹이 인천 무의도에 500억원을 투자해 대지면적 7만2000㎡, 연면적 1만3000㎡ 규모의 테스코 리더십 아카데미를 세운 것. 숙박시설과 구내식당, 박물관, 헬스장, 실내수영장 등을 갖춘 리조트형 연수원인 이 곳은 초대형 태양열 집진판이 만들어져 건물 내 모든 냉·난방과 조명 등에 사용되는 전력을 자체 충당하게 된다.

테스코의 루시 롤프(Rolfe) 부회장은 "정부 정책과 상관없이 환경 문제는 기업이 앞장서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면서 "'카본제로' 매장과 연수원은 테스코그룹이 추구하는 미래를 보여주는 축소판이자, 친환경 유통기업으로서의 선도역할을 보여주는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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