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황제들 악기 한개씩만 배워도…"

"중국 소황제들 악기 한개씩만 배워도…"

상하이(중국)=장시복 기자
2011.10.24 15:34

[인터뷰]삼익악기 이형국 대표 "기타·디지털건반 업체 인수 추진"

"한마디로 악기는 먹고 살만해져야 찾게 되는 거에요. 그만큼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 시장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죠."

악기 영업만 20년 넘게 한 '달인' 이형국삼익악기(1,189원 ▲4 +0.34%)대표(사진)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최근 중국 상하이 악기박람회장 현장에서 만난 그는 중국 전역에서 찾아온 딜러들과 직접 상담을 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이 대표는 1년 365일 중 300일 이상을 중국에 머무르며 직접 발로 뛰는 '현장형 사령탑'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에서 피아노를 살 수 있을 만한 소득층이 전체 인구의 5% 뿐이에요. 그런데 중국 시장의 성장세를 보세요. 잠재 소비층은 늘어나고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시장이 계속 발전할 수밖에 없죠. 피아노 등 악기를 배우는 학생만 1억 명이 될 겁니다. 어마어마하죠."

실제 삼익악기의 지난해 중국 내 피아노 판매량은 3000대였는데 이미 지난 3분기에 넘어섰고 올 예상 판매량은 배 늘어난 6000대다. 내년엔 8000~9000대 판매가 목표다. 중국 정부가 문화·예술 예산을 대폭 늘리면서 중국 내 악기 시장 성장세는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자녀 정책으로 태어난 '소황제'들에 대한 중국인 부모들의 교육열도 무시못한다.

대신 중국 내 수백 개 업체가 난립하고 있어 '레드오션'인 저가 시장에는 참여하지 않는 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8년 인수한 150년 전통의 독일계 자일러(Seiler)로 고가 시장을, 전통의 삼익으로 중(中)고(高)가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일본계 야마하와 가와이가 경쟁 상대다. 최대주주로 있는 미국계 최고급 브랜드 스타인웨이와의 공조 방안도 모색 중이다.

"요즘 명품 시장을 보세요. 중국 고소득층이 싹쓸이 하다시피 하죠. 악기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보고 구입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그 점을 잘 활용해야죠."

올해는 53년 삼익악기 역사에서 '파격적'인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처음으로 중국 내 판매 실적이 국내 법인을 넘어선 것. 그래도 국내 시장을 그냥 놔두진 않을 것이란 게 이 대표 설명이다.

"한국에서 피아노가 제일 잘 팔린 해가 1992년이에요. 삼익하고 영창만 연간 총18만대를 팔았죠. 교환 주기인 12년이 지나자 2004년 이후 중고 피아노가 엄청 쏟아져 나왔어요. 그런데 피아노의 수명은 길어봤자 25~30년. 즉 2017년이면 새 피아노 수요가 다시 급등할 거란 얘깁니다."

이 대표는 중국 내 기타(guitar) 시장의 성장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삼익은 지난해부터 중국 기타시장에 들어와 역사는 짧지만 가능성은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판 세시봉' 열풍을 불러 일으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삼익악기는 다른 기타 업체나 디지털 건반 업체 인수도 물색 중이다. 이는 중국 시장 선점 뿐만 아니라 글로벌 종합 악기 1위 업체로의 도약을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이미 스타인웨이·자일러와의 시너지를 내면서 어쿠스틱 건반에선 강자로 도약했죠. 위상이 달라졌어요. 이젠 그동안 취약했던 부분들을 M&A를 통해 시너지를 내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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