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반값TV' 돌풍 주역 이마트 김선혁 바이어 "3D TV도 못만드란법 없죠"

"사실 처음엔 안 팔릴까봐 걱정돼서 잠도 못잘 정도였어요. 우리가 직접 주문제작해 만든 첫 실험이잖아요. 이렇게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갈 줄은 상상도 못했죠. 언론과 마케팅의 힘이 무섭구나 새삼 느꼈어요."
5000대의 '반값TV'를 선보이며 이틀 만에 완판하면서 가전업계를 긴장시킨이마트(90,200원 ▲100 +0.11%)의 10년차 가전담당 바이어 김선혁씨(사진)는 수줍게 미소지었다. 자신도 놀랍다는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아날로그방송 종료로 디지털TV 교체 수요가 늘어나고 글로벌 유통업계에서 보급형TV가 늘고 있는 흐름을 간파한 김 바이어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대만 등의 TV제작 업체들과 물밑 접촉하며 준비 작업을 벌여왔다.
당초 49만9000원이라는 파격가로 선보인 이마트 드림뷰TV(32인치)의 1차 공급분 5000대는 2~3개월치 물량이었다. 통상 전국 이마트에서 하루 팔리는 TV개수가 200개여서 보수적으로 잡은 탓이다.
그러나 결과는 빗나갔다.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이틀간 전국 매장에서 2000통에 가까운 주문 전화가 걸려왔다. 김 바이어는 '수요예측 실패'를 인정했다. "성공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의 호응이 나올 줄은 누구도 예상 못했어요. 일부는 '미끼 상품'아니냐는 시선으로 보는데 그럴 거였으면 해외 주문 방식으로 내놓지도 않았을 거에요."
이번 판매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점포는 가장 빨리 완판한 창원점이었다. 창원은 주로 대기업 계열 생산라인이 많아 '중산층 싱글족 남성'들이 많이 사는 특징이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앞으로 우리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L) 상품들도 싱글족들을 주 타깃으로 삼게 될 것 같습니다. 이번 '반값TV'도 싱글족들을 노린 측면이 있는데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는 것을 창원점이 증명한 셈이 됐죠."
고객들의 빗발치는 주문이 이어지면서 김 바이어는 2차 발주물량을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 제작사인 대만 TPV와 줄다리기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미 3500대의 예약 손님이 줄을 서고 있는 상황. 이번에는 '수요 예측'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더 짜임새 있는 계산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늦어도 내년 1월에는 2차 물량이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LG(86,500원 ▲1,700 +2%)등 '가전 골리앗' 업체들을 거래처로 두고 있기도 한 김 바이어. 조금 난감하진 않을까. 그는 손사래를 저었다. "아시다시피 삼성·LG의 상품은 품질이 뛰어나죠. 프리미엄급 TV가 강세에요. 하지만 이번 '반값 TV'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타깃 층이 다른 거죠. 또 이마트 손님이 많아지면 결국 삼성·LG 고객도 늘어나는 '윈-윈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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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이마트TV' 브랜드의 확장은 어디까지일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요. 아직 확정된건 없지만 꾸준히 고민하고 있죠. 42인치도 나올 수 있을 거고 '이마트 3D TV'도 가능하죠. 담당 바이어인만큼 결정이 나면 최적의 상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