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예정에는 없었습니다."
최근 산지 소 값이 떨어져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별도의 쇠고기 할인행사를 할 계획이 없다던 이마트가 8일 기존 입장을 갑자기 바꿨다.
대형마트의 할인행사 대열에 뒤늦게 합류해 9일부터 사흘간 한우 등심 1등급 100g을 기존 판매가 5800원보다 13.7% 싼 510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전국 한우협회와 긴급하게 협의해 이번 할인행사를 진행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등 경쟁업체들은 축산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이미 지난해 말부터 여러 차례 쇠고기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쇠고기 할인행사를 따로 추진하지 않는 데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이마트는 애초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항상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근 소 값 파동에 따른 별도의 쇠고기 할인행사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8월 오픈한 육류 가공 전문센터 '이마트 미트센터'를 통해 시세보다 평균 20% 싼 가격에 한우를 공급해왔다.
그랬던 이마트가 부랴부랴 할인행사를 마련한 속사정은 뭘까. 업계에선 "소 값이 하락하는 데도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할인행사를 안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생기게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일시적인 할인행사에서나마 경쟁업체에서 이마트보다 낮은 가격에 한우를 내놓은 것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물론 대형마트가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공급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유통산업 담당 기자로서 이번 이마트의 뒤늦은 할인행사에 한편으론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농축산 분야와 관련해 정부가 내놨던 여러 대책엔 복잡한 유통구조의 개선 등과 같은 근본적인 차원의 개선책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이마트는 개별기업 차원이긴 해도 미트센터를 통해 위탁축산농가와 계약, 쇠고기 유통구조를 단축시켜 '상시 저가 공급 체계'를 갖췄다.
그런 이마트라면 여론을 의식한 일시적 할인 행사를 급하게 할 게 아니라, 미트센터 외에도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방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매출이 많다고 1등기업이 아니다. 산업 구조를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용기와 뚝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