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또 세일해? 화장품 '할인 유감'

[기자수첩] 또 세일해? 화장품 '할인 유감'

전혜영 기자
2013.04.17 05:52

"싸게 준다는 걸 마다할 사람은 없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일을 유난히 좋아하긴 하죠. 외국은 할인해 준다고 하거나 샘플을 공짜로 준다고 하면 왜 그럴까 먼저 의심부터 하기 때문에 함부로 세일 마케팅을 못 하는 편입니다."(A화장품 브랜드 해외법인 관계자)

"또 세일을 하느냐"는 직설적인 TV 광고가 등장할 정도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세일 마케팅이 과열되고 있다. 대기업 계열 브랜드와 중소 브랜드숍은 물론 최근에는 드러그스토어까지 가세해 할인 경쟁을 펼치면서 가히 '365일 연중 세일'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실제로 다수의 브랜드들이 '멤버십 데이'라는 이름으로 매월 진행하는 할인행사와 비정기적인 실시되는 시즌별 할인행사를 합치면 업계가 제 값 주고 화장품을 판매하는 날은 한손에 꼽힌다.

세일 주기도 점점 빨라져 일부 업체는 할인행사를 진행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슬그머니 다시 세일을 실시하기도 하고, 세일 기간은 2~3일 '반짝세일'에서 7~10일로 점점 길어지는 추세다.

뿐만 아니다. 세일 기간이 아닌 때에는 이른바 '원플러스원' 행사나 특정 제품에 대한 프로모션 할인 등이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상 세일 안 하는 날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다.

업계에서는 과도한 세일 경쟁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현실적으로 할인행사를 그만두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세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고, 매출에 직결되기 때문에 세일을 멈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날 모 브랜드숍이 북핵을 누르고 인터넷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세일 기간에만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워낙 많아져 경쟁사가 세일을 하면 모른 척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장 먹기에는 곶감이 달다'. 세일을 하면 손님이 몰리기 마련이고, 손님이 몰리면 자연스레 매출도 오른다. 하지만 장기적인 경쟁력을 생각하면 제 살 깎아먹기 식의 무분별한 세일 마케팅은 언젠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화장품업계의 미래를 위해 과자에서 시도된 것처럼 가격현실화 등 문란한 가격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시도를 해야할 때라고 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