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동네빵집 규제 1년, 과연 효과 있었나

[기자수첩]동네빵집 규제 1년, 과연 효과 있었나

반준환 기자
2014.01.13 07:30

"장사가 안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제는 그냥 현상유지만 해도 고마운 정도입니다. 프랜차이즈 빵집규제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약간 기대를 했는데, 결과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서울 마포구 주택가에서 십 년째 영업을 해오고 있다는 한 동네빵집 사장의 말이다. 지난해 초 대기업 빵집 규제가 시행되면서 매출이 조금이라도 늘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이전보다 판매가 줄어든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자리에 동석했던 강북구의 또 다른 빵집 주인도 같은 말을 했다. 반대로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 빵집들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후 출점이 전면 중단되면서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대기업으로 분류된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매장을 37개 늘리는데 그쳤고 뚜레쥬르는 하나도 매장을 늘리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모범거래기준에 따라 매장 간 거리 제한을 두다 보니 출점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대기업의 빈자리를 중견기업과 외국계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규제로 생긴 공백을 에릭 케제르, 폴베이커리, 브리오슈 도레 등 외국 브랜드들이 파고 들어와 국내 영업을 시작했다.

여기에 빵 하나에 500~1000원을 받고 파는 저가형 프랜차이즈들이 득세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지바이, 잇브레드, 인디오븐 등 중소형 제과점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매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3~4개의 저가빵집 프랜차이즈업체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오픈하는 등 대기업 빵집의 출점 규제를 틈타 골목상권을 싹쓸이하며 기존 동네빵집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했다. 대기업 규제의 과실이 엉뚱한 곳으로 넘어간 셈이다.

"당초 규제보다는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지원책을 찾았어야 했습니다. 단순히 대기업의 출점을 막기 보다는 자영업자에게 필요한 점포운영법이나 조리 노하우, 관리기법 등 컨설팅 지원을 늘렸어야 했던 것이지요."

자영업자를 위한 무료 창업컨설팅을 하고 있는 한 대학교수의 지적이다. 이 말처럼 단순한 규제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과욕보다는 멀더라도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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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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