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별그대 인기 이후 의상 한벌 입히려는 협찬비 '천정부지'

400년 전 지구로 온 외계인(김수현 분)과 천방지축 톱스타(전지현 분)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가는 곳마다 화제다. 줄곧 20%가 넘는 시청률로 드라마 전후 광고들도 완판(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만큼 남녀 주인공의 패션 아이템도 화제다. 여주인공 전지현은 드라마에 입고 나온 의상마다 품절을 기록하며 스타 마케팅의 위력을 보여줬다.
프랑스 S사의 립스틱은 드라마 초반에 잠깐 노출된 후 전 매장은 물론 면세점에서도 모든 색상이 매진됐다. 해외여행이나 출장 가는 지인을 통해 이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20만원대 모자와 30만원대 스카프는 각각 '전지현 페도라', '전지현 스카프'라는 이름으로 국내 수입분이 전량 팔렸다. 이 정도는 약과다. 600만원대 야상과 900만원대 망토 등 입이 떡 벌어지는 고가 제품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다고 한다.
신드롬에 가까운 이런 현상은 근래 보기 드문 스타 마케팅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전에도 드라마 속 주인공의 화장품이나 의상이 화제가 된 적은 있지만 수 만원대 화장품부터 수 천 만원대 사치품까지 가격 불문하고 잘 팔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극중 전지현이 톱스타로 분장했기 때문에 고가 의상이나 가방을 들어도 크게 비난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호재였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과도한 스타 마케팅은 결국 마케팅비 증가로 이어지고, 이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전지현 유치를 위한 국내외 패션업체들의 신경전은 예사롭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전지현에게 제품을 협찬하려는 업체가 워낙 많아 옷 한번 입히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업체마다 쉬쉬하고 있지만 협찬비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전지현 효과'를 틈타 무조건 고가품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린다면 당장은 화제가 될지 모르지만 브랜드 이미지는 일반 대중들에게는 더 멀어질 수 있다.
마케팅 이론 중 브랜드가 유명인의 매력에 가려진다는 이른바 '뱀파이어 효과'가 있다. 제품과 서비스로 승부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은 시간이 흐른 뒤 전지현만 기억하고 브랜드나 제품은 전혀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