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인당 1갑만 팝니다" 마트·편의점 판매제한 강화

[단독]"1인당 1갑만 팝니다" 마트·편의점 판매제한 강화

엄성원 기자, 민동훈, 김평화
2014.12.10 15:51

마트는 '1인당 1보루', 편의점은 '1인당 1갑', 담배 품귀로 물량 계속 부족해

10일 오전 한 편의점 담배 판매대에 '1인당 1갑'으로 판매량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나붙어 있다/사진=엄성원기자
10일 오전 한 편의점 담배 판매대에 '1인당 1갑'으로 판매량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나붙어 있다/사진=엄성원기자

"2갑도 안 된다구요?" "네, 1인당 1갑만 가능합니다. 정부 시책이라서요."

직장인 김재훈 씨(가명)는 10일 오전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갔다가 순간 황당했다. 담배 2갑을 달라고 했더니 편의점 직원은 정부 시책이라며 1인당 1갑밖에 팔 수 없다고 했다.

◇마트·편의점 잇단 담배 판매제한=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격 인상을 앞두고 담배 품귀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이 추가로 담배 판매량 제한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담배 판매 제한을 종전의 절반인 '1인당 1보루'로 줄였다. 롯데마트도 지난 4일부터 '1인당 1보루'로 판매 제한을 강화했고, 홈플러스도 이날부터 판매 제한을 '1인당 1보루'로 정했다.

낱개 판매가 많은 편의점의 경우 '1인당 1갑'으로 판매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본사는 10일 각 점포에 정부 정책에 따라 담배 판매량을 '1인당 1갑'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배포했다. 지금까지는 편의점 점주의 판단에 맡겼지만 담배 품귀가 심각해지자 본사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편의점 'CU'(씨유)도 비슷한 내용의 안내문을 이번주 중 전 점포에 배포할 예정이다. CU 관계자는 "안내문은 '정부 정책에 따라 담배 판매량이 최소 단위로 제한된다'는 형식이 될 것"이라며 "단 고객 1인당 판매량은 재고 상황에 따라 점포별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인당 1갑은 기재부 권고사항?"=유통업계는 담배 판매 제한 시책에 대해 정부가 유통업체 직원들을 불러 회의를 소집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정부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사실상 소매 판매량 제한에 나선 것일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이른바 '104%룰'(담배 공급량을 가격 인상 논의가 구체화되기 이전인 1~8월 월 평균의 104% 이내로 제한)을 통해 담배 도·소매업자들에 대한 공급량만 제한해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주와 지난 8일 두 차례에 걸쳐 편의점 본사 등 소매 판매업자들을 불러 담배 판매 현황에 대해 논의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 회의에서 "국민적 불만이 많은데 담배 판매 제한을 강화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편의점은 1인당 1갑 정도면 적당하다"고 밝혔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기재부 담당 국장이 편의점업체 직원들을 불러 회의를 열고 담배 재고 부족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며 "공문을 통해 정식으로 판매 지침을 내려달라고 정부 측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앞으로 정부가 추가로 판매 제한 요청을 할 것으로 본다. 연말로 갈수록 담배 품귀현상이 심각해질 수 있어서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담배 입고량은 정해져 있는데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며 "아직 정부로부터 공문을 받은 건 아니지만 정부 요청이 오는 대로 판매량 제한을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일률적인 판매 제한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담배 판매 제한은 유통업계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유통업계 자율에 맡길 뿐이지 '몇보루, 몇갑' 등 일률적으로 판매 제한을 해달라고 하기 힘들다"며 "비공식 요청은 대형마트에만 국한되며 편의점 쪽에는 판매 제한을 권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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