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 20%, 신주 15% 공모키로…경영권 분쟁으로 韓상장 어려우면 싱가포르 거래소 상장 추진키로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IPO(기업공개)에서 전체 주식 수의 35%를 공모해 7조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상장 후 1년 안에 CB(전환사채)를 20% 이상 발행해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계 지분을 50% 이하로 낮춰 한국 롯데그룹의 독립경영 토대를 확보할 방침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25일 "다음달 중순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공모 규모는 전체 주식 수의 35%로 7조원 가량의 공모자금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기업공개시 전체 주식의 15~20%를 공모하는 데 비해 롯데가 35%라는 대규모 IPO를 계획하는 것은 일본계 지분율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롯데는 이번 호텔롯데 공모 물량 35% 중 신주 발행 15%, 구주 매출 20%를 계획하고 있다. 롯데홀딩스(19.07%)와 11개 L투자회사(72.65%) 등 호텔롯데 전체 지분의 91.72%를 보유한 일본계가 구주 20%를 내놓을 경우 IPO가 마무리된 후 일본계 지분율은 50%대 중반~60%대 초반으로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 상장 후 1년 안에 CB를 20% 이상 발행해 일본계 지분을 50% 이하로 낮춘다는 게 롯데 측 복안이다. 이를 통해 지난 9월 신동빈 롯데 회장이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장기적으로 일본 회사 지분을 50% 아래로 낮추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대규모 공모인 만큼 물량 소화를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자에 대한 IR(기업소개)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7조원의 공모대금으로 일본 롯데는 한국의 10분의 1수준으로 뒤쳐진 자산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인수합병(M&A) 용도로 쓰고 한국 롯데는 면세점과 호텔 설비투자 등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 회장은 호텔롯데 공모나 CB발행 시 전혀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3세 경영시대가 도래했을 때 혹시라도 지분증여를 통해 경영세습이 이뤄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대신 외부에 주주로 구성된 가칭 '주주모임 이사회'를 만들어 그 곳에서 경영자를 선출하도록 해 소유와 경영분리의 모범적 사례를 보여준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한국에서 IPO가 여의치 않을 경우 해외상장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며 한국거래소가 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지배주주가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상장을 거절할 경우 싱가포르 거래소(SGX)에 상장시킨다는 대안을 준비했다. 싱가포르 증시는 개방경제를 추구하며 각종 규제를 풀어 자금조달 절차가 간편한데다 외국기업에 친화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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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롯데는 연내 약속했던 순환출자고리 80% 해소를 이번 주 중에 완료한다. 300억원대 비용으로 각 계열사들이 자회사에 갔던 자신의 지분을 되사오는 방식이다. 롯데그룹은 핵심기업 3개(롯데쇼핑·롯데제과·대홍기획)를 활용한 방안을 각 계열사 이사회에 제시했다. 이번주 초 계열사들이 이사회를 열어 주식교환과 매입 등 절차에 동의하면 곧바로 실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