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할인행사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진행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가전·의류·화장품·식품 등 제조업계까지 참여해 진행되는 대대적인 행사이다. 제조업체든 유통업체든 장기간 불황으로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들을 두고 가슴앓이를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다수 백화점 입점 업체들이 높은 판매수수료를 지적하며 "재주는 우리가 부리고 돈은 백화점이 번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할인행사시 판매가격이 인하됨에도 수수료율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이윤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칫 백화점이 유통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힘에 따른 문제로 비쳐질 수 있다.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이 브랜드 이미지 제고, 신상품 홍보 및 고객관리에 용이해 다수 업체들이 입점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서는 백화점이 입점업체에 불공정한 행위를 한다는 인식이 판매수수료 논란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백화점 업계 상황은 그렇게 녹록지만은 않다. 일본의 경우 장기 불황과 경기 침체로 많은 백화점들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심지어 폐점 수순을 밟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나 '소고세이부그룹' 등의 대형 백화점들이 지방이나 도쿄 변두리 점포들을 잇따라 폐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총 11개의 백화점이 폐점했거나 폐점될 예정이다. 한국 백화점들도 이러한 흐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일본 백화점업계의 영업이익률을 보면 가장 높은 이세탄이 4.8%이고 나머지 백화점들은 대부분 4%대다. 구글은 영업이익률이 약 35%이고 애플은 27%, 삼성전자는 9%대인데 이보다 현저히 낮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이 5%정도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면 상당히 안정적인 것으로 본다. 한국 백화점 영업이익률은 대부분이 5~6% 정도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입점업체가 백화점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가 과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매년 백화점 수수료가 높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정부는 판매수수료를 인하하도록 권고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향후 백화점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참신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을 지속적으로 끌 수 있는 내부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입점업체들의 경우도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브랜드 파워를 제고하기 위해 혁신 제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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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위한 재원은 백화점의 경우 주수익원인 판매수수료에서, 입점업체의 경우는 판매가격에서 오는 것이 자명하다. 재미있는 것은 판매가격은 입점업체가 전적으로 정한다는 것이다. 판매가격 결정은 백화점도, 정부도 관여할 수 없는 입점업체 고유 권한이다. 누군가의 부당한 압력으로 입점업체들의 권한 행사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는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입점업체들이 느끼는 백화점들의 불공정행위는 2011년 대비 대폭 줄었다. 인테리어 비용 전가 등 고질적인 불공정거래 행위는 문제로 남아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시정해야하지만 할인행사시 백화점 판매수수료는 어디까지나 '가격의 문제'다.
가격은 기업 간 계약에 의해 결정되며 시장 수요와 공급, 기업간 힘의 균형, 브랜드 파워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영역이다. 강제로 개입하게 되는 순간 시장이 망가진다. 입점업체가 해야 하는 일은 우월한 브랜드 파워를 기르는 일이고, 정부는 이러한 일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정부는 기업간 거래에서 일어나는 '진짜 불공정행위'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모니터링을 통해 힘을 가진 기업이 불공정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역할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기업 혁신이 일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