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나도 1억이면 화장품 CEO"...뷰티산업, 달라진 '게임의 법칙'

K-뷰티의 초고속 성장을 일궈낸 굴지의 화장품 브랜드 뒤에는 대한민국 화장품 제조를 담당한 '얼굴없는 뷰티' 기업이 있다. 쌍둥이처럼 태어나 경쟁하며 서로를 세계 1,2위로 만든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화장품 진입장벽 붕괴를 맞아 제2의 도약을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웅제약 선후배 사이인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과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각각 1990년, 1992년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를 창업하며 화장품 ODM(제조자 개발 생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브랜드가 아닌 ODM으로 '얼굴 없는 뷰티' 업계서 총성 없는 전쟁을 하며 고속 성장한 두 기업은 2020년 2세 경영의 포문을 열며 화장품 진입장벽 붕괴 시대에 걸맞는 뷰티 플랫폼 경쟁에 돌입했다.
◇한국콜마의 플래닛147 "브랜딩에서 수출까지 온라인으로 지원 사격"=지난해 12월 한국콜마는 윤동한 회장의 장남 윤상현 총괄사장을 부회장에 선임하며 2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윤 부회장은 2009년 한국콜마에 합류,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인수 등 공격적 투자를 지휘하며 지난해 8월 신축된 내곡동 종합기술원을 중심으로 콜마의 역량을 집중시켰다.

부회장 선임 6개월 만에 선보인 '플래닛147'은 화장품 브랜드 설립의 모든 것을 지원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화장품 사업에 필요한 전방위적 서비스를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게 제공하는 개방형 시스템으로 사업 경험이 충분하지 않거나 전문지식이 없어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플래닛147을 준비하면서 한국콜마는 테스트베드로 뷰티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한 화장품을 미리 선보였다. 뷰티 크리에이터인 라뮤끄와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에크멀'의 논-섹션 립스틱 10종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인플루언서 블랑두부와 협업한 동키밀크 콜라겐 크림은 론칭 이틀 만에 3만개가 팔려나갔다. 또 헤이브릴랑에서 출시된 인텐시브 딥 모이스처 크림은 CJ오쇼핑에서 방송 30분 만에 매진됐다. 이들은 모두 플래닛147로 상담을 거쳐 출시된 화장품이다.
현재 플래닛147은 서울 내곡동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을 방문해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곳에서 화장품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화장품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30분 만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콜마는 플래닛147을 내년 초까지 모든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 형태로 전환할 계획이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플래닛147에 접속만 하면 누구나 자신만의 화장품을 기획하고 제품 주문, 브랜드 기획에 대한 컨설팅까지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코스맥스, 1위 ODM을 넘어 '온라인 브랜드 큐레이터'로=코스맥스 그룹은 지난 2월 이경수 회장의 장남 이병만 코스맥스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2세 경영이 본격화된 코스맥스는 업계 최초로 '최소 주문수량'을 철폐하며 신규 고객사의 화장품 산업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집중하고 있다. 신생 화장품 브랜드의 '온라인 브랜드 큐레이터'가 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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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부터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앞장섰던 코스맥스는 지난해 홈페이지를 개편, 상담 창구를 단일화했다. 인플루언서 같은 개인 사업자들은 5000개 또는 1만개 가량인 첫 주문수량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해 업계 최초로 최소 주문 수량을 철폐하고 상담 창구를 활짝 열어젖힌 것이다.

코스맥스는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판매할 고객사들과 오프라인 고객사를 구분해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영업 조직을 이원화했다. 최근 디지털 채널이 중요해지자 온라인 브랜드 론칭에서 제조, 영업, 디자인, 패키지 개발까지 전 과정을 동시에 구현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코스맥스는 이미 화장품 ODM을 넘어 OBM(Original Brand Manufacturing) 기업을 지향하며 브랜드 론칭의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는데 특히 언택트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컨설팅하고 있다.
남중현 코스맥스 온라인마케팅팀 실장은 "올해는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 되고 다양화 되면서 댓글·후기를 보고 화장품을 사는 언택트(비대면) 구매가 많이 늘었다"며 "코스맥스는 좋은 아이디어와 역량을 갖춘 신규 고객사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