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자원 투입 많은 쿠팡, 마켓컬리에선 확진자…물류 80% 자동화한 SSG닷컴은 '미소'

쿠팡 물류센터발 코로나19(COVID-19) 확산과 관련해 유통업체들이 각 물류방식을 두고 울거나 웃고 있다.
사람 손을 많이 타는 물류방식을 택한 업체들은 불똥이 튈까 조마조마해 하는 반면, 자동화 설비를 갖춘 곳은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집단발병이 처음 확인된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에서 꾸준히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날 오후 기준 누적 관련 확진자가 146명이 됐다.
일각에선 쿠팡 집단발병 원인으로 쿠팡이 급속도로 덩치를 키우면서도 물류센터 고도화에는 소홀했던 점을 꼽는다.
쿠팡 물류센터는 자동화가 진행된 일부 공정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람이 직접 처리한다. '랜덤 스토우'(Random Stow) 집품(Picking) 방식으로, 사람이 돌아다니며 상품을 집는 형태라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이는 비규격화된 다품목을 대량으로 다루는 쿠팡에 적합한 방식이다. 쿠팡은 재고 품목 총 500만개로 하루 300만개 이상의 상품을 출고해왔다.
반면 쿠팡이 벤치마킹한 아마존은 완전 자동화 물류센터를 지향한다. 아마존은 2012년 창고 로봇 제조사인 키바시스템스를 7억7500만 달러에 인수, 물류창고에 수만대의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로봇 키바를 도입하며 물류 혁신을 이뤄냈다.
하지만 AGV 등 로봇은 수평 이동에 최적화된 로봇들이라 쿠팡이 아마존 방식을 그대로 도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아마존은 넓은 평수의 물류센터를 가지고 있지만, 쿠팡은 한국식으로 층수를 높게 올렸다. 그럼에도 자동화를 하고 싶다면 키바보다 더 비싼 로봇을 도입하면 되지만, 비용적 문제가 있었다.
결국 쿠팡은 '랜덤 스토우' 방식을 택했고, 주로 일일 단기 직원을 투입했다. 부천시에 따르면 쿠팡 부천물류센터 근무 직원은 총 3673명 중 정규직이 98명, 계약직이 984명이었고, 일용직 근로자는 2591명으로 70%를 웃돌았다.

장지1상온센터에서 확진자가 1명 발생한 마켓컬리의 물류방식 역시 자동화와는 거리가 멀다. 마켓컬리의 집품 방식은 ‘DAS(Digital Assorting System)’ 방식으로 총량 피킹(Batch Picking)이라 불린다. 사람이 직접 여러 상품을 한 번에 박스에 담아 출고시키는 방식으로, 역시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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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가 이 방식을 도입한 것도 비용적 부담 때문이다. 마켓컬리는 설립 초기에 벤처기업으로 한정된 자본을 가진 만큼 물류 투자가 쉽지 않았다.
또 로봇을 통한 자동화 물류 도입시의 면적당 생산성을 검토해본 결과 그리 높지 않았다는 게 마켓컬리 측 설명이다. 업무 중 인력 투입이 결국은 필요한 만큼 인력과 로봇을 같이 써서 비용이 커지는 결과만 나타났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 e커머스 업계중 가장 물류 자동화에 앞서있다는 평을 받는 SSG닷컴은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SSG닷컴이 채택한 방식은 상품이 작업자를 자동으로 찾아오는 GTP(Good To Person) 시스템과 자동 재고관리 시스템,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 선별에 최적화된 DPS(Digital Picking System) 등이다.
작업자가 고정된 자리에 있으면 자동화 장비가 상품을 작업자에게 가져다 주기에,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SSG닷컴에선 주문에서 배송까지 과정 중 80% 이상이 자동화 설비로 움직인다.

네오 001~003 각 물류센터 별로 근무 인원은 500명 수준에 불과하다. 소수의 인력이 확인 등의 업무만 보기 때문에 근무자가 띄엄띄엄 위치하고 코로나19 확산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쿠팡·마켓컬리가 물류센터 내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자동화 물류방식을 갖춘 SSG닷컴이 장기적으로 반사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영 동서대 국제물류학과 교수는 "코스트(비용) 부담 때문에 아직 우리나라는 자동화 투자 대신 인적 노동력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자동화 물류로 가게 될 것이고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그렇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자동화 물류를 가진 업체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정부에서도 코로나19 방지 측면에서 각 업체에 자동화하라는 압박을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