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 효과는 옛말...코로나 시대엔 '이것' 팔렸다

립스틱 효과는 옛말...코로나 시대엔 '이것' 팔렸다

정인지 기자
2022.02.15 11:07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19일 세일 안내문이 붙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으로 고객들이 드나들고 있다.  2021.11.19/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19일 세일 안내문이 붙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으로 고객들이 드나들고 있다. 2021.11.19/뉴스1

경기 불황일 때 소소한 행복을 위해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립스틱 효과'가 옛말이 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마스크에 묻어나는 립스틱은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다. 반면 보복소비가 향수에 몰리면서 고급 향수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美 향수 시장 35% 급증...스킨케어 육박

14일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향수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이전보다 35% 급증한 63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례적으로 빠른 성장세에 향수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스킨케어와 비슷한 규모로 확대됐다.

미국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전세계적으로 향수시장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분기 향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하며 화장품 기업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전세계 향수 시장은 매년 5%씩 성장하며 2028년까지 43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향수는 립스틱을 밀어내고 '나를 위한 사치품' 대표주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PD의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중 절반이 '자신을 위해 향수를 구매한다'고 답했다. 다른 사람을 위한 선물용은 20%에 그쳤다.

화장품 시장 전반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고급화 전략은 향수 시장에서도 통한다. 하나를 사더라도 고품질의 제품을 산다는 MZ(밀레니얼·Z)세대들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기를 끄는 제품들은 대용량, 고농축 오드퍼퓸,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 등이다.

NPD 뷰티 산업 고문인 라리사 젠슨은 "코로나19로 화장을 할 기회가 줄어들자 향기로 기분 전환을 시도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스스로의 만족감을 위해 소비자들은 더 많은 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향수 기업들 유례없는 호황에 깜짝 실적...가격도 줄인상

향수 기업들은 유례없는 호황에 깜짝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전세계 향수 시장 점유율 1위인 로레알의 니콜라스 히에로니무스 CEO(최고경영자)는 지난해 4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하면서 향수 사업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4개 사업부 중 럭스 내 향수 매출은 전년 대비 매출이 27% 증가했다.

히에로니무스 CEO는 향수 사업의 성장의 배경으로 △즐거움과 웰빙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소비 습관 △사회적 모임 재개 △중국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꼽았다.

미국 향수제조업체 코티도 고급 향수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2021년 10~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수 나비 코티 CEO도 "전세계 고급 향수 시장은 전년 대비 두자릿수로 성장할 것"이라며 고급 향수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 덕분에 향수 가격은 줄인상 되고 있다. 올해 들어 유명 향수 브랜드인 조말론 런던, 바이레도, 딥디크, 샤넬 등은 가격을 2~7% 인상했다. 돌체&가바나도 올 초 시세이도와의 협력을 종료하고 향수 사업을 자체 운영하면서 기존보다 비용이 50% 더 비싼 고급향수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인 '니치향수'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니치향수는 천연원료 등 일반 향수보다 가격이 높지만 나만의 향수를 원하는 소수 소비자를 위한 상품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향수 매출은 50.9% 늘었다. 이 중 니치향수 매출은 89.1% 급증했다. 롯데백화점도 향수 매출이 코로나19 이후 매년 40% 신장돼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바이레도, 딥디크,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브랜드판권을 갖고 있으며 한섬은 올 상반기 중 니치향수 편집샵을 개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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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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