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켓컬리의 상반기 상장이 사실상 불발됐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의 낮은 지분율, 시장 환경 악화 등이 겹친 탓이다. 지난해부터 해외와 국내 증시 상장을 저울질하다가 결국 상장 적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2월말까지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았다. 마켓컬리는 당초 지난해 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려 했으나 1월 말, 2월 중순 등으로 일정을 미뤘다.
이제 물리적으로 상반기 상장은 불가능해졌다. 상장예비심사에 통상 2개월이 걸리고 심사 통과 이후에도 증권신고서, 투자설명서 등 절차가 남아있어 기업공개(IPO)까지 최소 4개월이 소요된다. 상반기 상장을 위해서는 늦어도 2월 초에는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해야 했다는 의미다.
마켓컬리는 목표대로 상장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다. 예컨대 김 대표의 지분율의 경우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2020년 말 김 대표의 지분율은 6.67%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이후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 만한 여건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본다. 지분율이 최소 20%는 돼야 한다는 게 한국거래소의 암묵적인 판단 기준이다. 마켓컬리가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우호 지분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 역시 마켓컬리에 악재다. 마켓컬리가 매출 2조원을 넘보는 성장성 있는 기업이긴 하지만 적자폭도 매년 커지고 있다. 2015년 29억원이었던 컬리 매출은 2020년 9530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2조원에 근접한 매출을 기록했다. 연 평균 100%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2019년 1013억원에 이어 2020년에도 1163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IPO(기업공개) 흥행을 마냥 장담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마켓컬리가 적절한 시기를 놓친 것이라고 평가한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3월 외국계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해 해외 상장도 검토했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거래소의 상장 요건 완화 정책과 미국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지난해 7월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렇게 해외·국내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사이 SSG닷컴과 오아시스마켓 등 신선식품 관련 경쟁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했다. 이는 곧 투자시장에서 마켓컬리에 대한 선호도를 낮아지게 만든 요인이 됐다. 지난해엔 SSG닷컴이 상장 '대어'로 주목받으면서 사실상 상장 주관사 선정 일정마저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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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마켓컬리가 하반기에 상장을 한다고 해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투자자들을 유치하던 때만 해도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받았고 상장 후 7조원까지 기업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지금도 과거와 같은 몸값이 매겨질지는 불투명하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거래소와 조율하면서 예비심사청구를 계획대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