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VIP 행사 4번에 연매출 10% 이상…호치민 롯데百·마트의 '돈 버는 현지화'

[르포] VIP 행사 4번에 연매출 10% 이상…호치민 롯데百·마트의 '돈 버는 현지화'

호치민(베트남)=조성우 기자
2026.10.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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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 롯데백화점·롯데마트

[편집자주]  K브랜드 제품이 전 세계인의 일상을 파고 들었다. 우리 소비재 기업의 목표는 수출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현지 거점에 공장을 짓고, 혁신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지인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특화 제품을 선보인다. 현지화 노력도 병행한다. 모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다. 해외 진출(K브랜드 1.0)을 통해 사업을 확장(K브랜드 2.0)하고, 이제 현지 생태계와 결합 단계로 진입한 'K브랜드 3.0'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격전지에서 치열한 생존 전략을 펼치는 우리 기업들의 활약상을 짚어본다.
롯데백화점 호치민점 전경./사진=조성우 기자
롯데백화점 호치민점 전경./사진=조성우 기자

베트남 호치민의 한 백화점에서는 일 년에 4번 영업시간이 끝난 뒤에도 쇼핑이 이어진다. 최상위 고객을 위해 매장 문을 다시 여는 특별 행사다. 연간 4차례 행사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백화점 연매출의 10%를 넘는다. 같은 도시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한국산 샤인머스캣을 매장 입구에 내세우고 고객들이 점심과 저녁을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먹거리와 취식 공간을 갖췄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베트남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방식이다.

◇영업 끝나도 VIP 쇼핑은 계속…행사 4번에 연매출 10% 이상

호치민 중심 상권인 1군에 자리한 롯데백화점 다이아몬드플라자점. 3층 안쪽 '다이아몬드 라운지' 입구에서는 담당 직원이 고객과 쇼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서자 음료와 다과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고객들이 눈에 들어왔다. 프라이빗룸과 홀을 갖춘 이곳은 최상위 VIP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다. 고객의 생일까지 챙기는 한국식 우수고객 관리가 베트남 소비자를 대상으로도 이뤄지고 있었다.

베트남에서는 생소한 한국식 VIP 관리는 최근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일반영업을 끝내고 밤 11시까지 VIP 고객만 입장하는 VIP 특별 쇼핑 행사는 연 4회만 진행하지만 이 점포 연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할만큼 소비규모가 크다. 박운영 롯데백화점 호치민점 팀장은 "최상위 VIP 고객 약 1000명을 관리하고 있다"며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기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롯데마트 호치민점 VIP 행사 모습.
지난 7월 롯데마트 호치민점 VIP 행사 모습.

현지 고객도 백화점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높이 평가했다. 매장에서 만난 한 베트남 고객은 "롯데백화점은 다른 백화점에 비해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며 "한국 화장품도 구매할 수 있어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플라자점은 약 4500평 규모로 국내 대형 백화점보다 작지만 현지 고소득층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배치해 효과를 냈다. 특히 1층에는 약 200평 규모의 명품 편집숍과 샤넬 등 글로벌 프리미엄 화장품 매장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설화수, 더후 등 한국의 고급 화장품 브랜드 뿐 아니라 이전까지 베트남에 진출하지 않았던 조말론과 딥티크를 유치시켰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베트남 사업 현황./그래픽=김지영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베트남 사업 현황./그래픽=김지영

3층에서는 호치민 최대 규모의 골프 전문 공간을 조성했다. 한국 패션브랜드 '헤지스'는 이곳에서도 인기다. 박 팀장은 "헤지스는 현지에서 고급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며 "한국보다 높은 가격에도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식음료 매장도 차별화했다. TWG Tea와 스타벅스 리저브를 비롯해 약 700평 규모의 레스토랑 공간과 400평 규모의 테라스 가든 등을 마련해 식사와 휴식 공간까지 갖춰 고객들이 백화점에 머물도록 했다.

롯데마트 남사이공점 전경./사진=조성우 기자
롯데마트 남사이공점 전경./사진=조성우 기자

◇한국산 샤인머스캣을 입구에…"떡볶이·김밥, 좋아요."

호치민 7군에 위치한 롯데마트 남사이공점 1층 신선식품 매장.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한국산 샤인머스캣을 고르는 현지 고객이었다. 베트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국산 샤인머스캣이 5만~6만동에 판매되지만 롯데마트는 이보다 2배 이상 비싼 한국산을 전면에 내세웠다.

박동환 롯데마트 상품전략 디렉터는 "한국 상품은 롯데마트의 중요한 차별화 요소"라며 "가격경쟁보다 한국산 상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김밥과 떡볶이, 불고기 도시락, 닭강정 등이 진열된 '요리하다 키친' 앞에서는 메뉴를 고르는 베트남 고객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식 외에도 베트남식 볶음밥과 쌀국수, 스시 등을 판매해 현지 음식과 함께 접할 수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취식 공간에서는 구매한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식사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았다. 베트남은 외식·즉석식품 소비문화가 발달한 나라다. 현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구매한 음식을 데워 먹을 수 있어 자주 찾는다"며 "떡볶이와 김밥을 좋아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현지 고객들.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현지 고객들.

2층 생활용품 매장에서는 고객들이 롯데마트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살펴보고 있었다. 한 남성 고객은 옷을 여러 차례 몸에 대봤다. "옷감이 좋은 것 같다"는 반응도 보였다. 박 디렉터는 "한국의 경우 패션 PB에 대한 인기가 별로 없지만 이곳은 다르다"며 "패션과 생필품 중심으로 가성비 좋은 PB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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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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