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효정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브랜드 마케팅 디비전장(상무)

라네즈가 올해 3월 아마존에 입점한지 4개월만에 '아마존프라임데이'에서 '뷰티&퍼스널케어' 부문 판매 1위 브랜드로 선정됐다. 미국 세포라 매장 입점으로 인지도를 높인 뒤 방탄소년단, 시드니 스위니 등 셀러브리티와의 협업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그동안 미국 뷰티 시장은 피부 색깔, 생활 문화 등의 차이로 K뷰티가 '넘기 힘든 벽'으로 여겨져왔지만 라네즈는 새로운 브랜드에 포용성이 높은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돌파구를 만들어가고 있다.
6일 서울시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만난 김효정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브랜드 마케팅 디비전장(상무)은 "아마존 1위는 아무도 예상 못했던 일"이라며 라네즈의 미국 시장 성공 비결을 "'혁신적인 상품 개발·현지화'와 '온·오프라인 상에서 브랜드 인지도 상승'"이라고 꼽았다. 올 7월 아마존의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아마존프라임데이'에서 라네즈 '립슬리핑마스크'는 '뷰티&퍼스널케어' 부문 판매 1위에 올랐다. 립슬리핑마스크는 저녁에 크림을 바르고 자면 입술 각질을 관리하고 보습을 채워주는 제품이다. 라네즈가 2002년에 출시한 '슬리핑마스크'를 기반으로 2015년 립슬리핑마스크를 제작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이미 인기를 끌고 있었다. 김 상무는 "미국인들은 입술 화장을 중요시 여겨 입술 관리에도 특히 신경 쓴다는 점에 착안하고 립슬리핑마스크에 현지화와 마케팅 역량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자연적인 향을 선호하는 데 반해 미국에서는 베리, 망고 등 달달한 향이 판매 순위가 높다. 립슬리핑마스크는 한정판을 통해 피치아이스티, 페퍼민트 등 다양한 향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애초에 오프라인에서 라네즈 인지도가 낮았다면 아마존 성공도 없었을 것이라는 게 아모레퍼시픽의 시각이다. 김 상무는 "온라인채널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제품, 브랜드를 구매하는 경향이 짙다"며 "라네즈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리오프닝에 맞춰 '세포라엣콜스'에도 입점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세포라엣콜스는 세계적인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가 미국 3대 백화점 중 하나인 콜스와 손잡고 만든 숍인숍 매장이다. 세포라엣콜스는 올해 미국 36개주에 400개의 매장을 열 예정이다.
라네즈의 인지도 상승을 실감한 것은 지난해 11~12월 방탄소년단 미국 LA공연에서다. 라네즈는 콘서트 스폰서로 글로벌 브랜드들과 함께 콘서트장 바깥에 부스를 설치해 아침부터 관객들을 맞았다. 보통 한국 브랜드 부스에는 교포가 주를 이루는데 반해, 행사에서는 '라네즈 제품을 써봤다'며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아무리 빅 모델이라도 브랜드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 효과가 충분치 않았을 것"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꾸준히 제품이 노출되고 소비자들의 사용 경험이 쌓인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라네즈의 북미 매출은 립 케어 제품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 기세를 살려 스킨케어 대표 제품인 '워터뱅크'에까지 연결시킨다는 게 아모레퍼시픽의 포부다. 워터뱅크는 미국 10대 드라마인 '유포리아'에 출연한 배우 시드니 스위니를 올해 모델로 기용했다. 김 상무는 "미국은 스킨케어 제품을 세세하게 분류해서 사용하지 않는 편"이라면서도 "식습관의 영향으로 민감·여드름성 피부가 많아 수분을 채워주는 보습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특히 코로나19(COVID-19) 이후 전반적인 스트레스가 높아지면서 젊은 세대들이 피부회복을 돕는 새로운 제품을 찾고 있다"며 "이런 시류를 타고 글로벌 브랜드로써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