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 84만' 인스타그램 계정 게시물 대거 삭제...댓글창도 없애
회장 승진 20일 만...경영 집중 의지 드러낸 듯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회장 승진 20일 만에 본인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삭제하고 댓글창도 폐쇄했다. 84만 팔로워를 보유할 정도로 활발한 SNS(사회관계서비스망) 활동을 해왔던 정 회장이 실적 부진 상황에서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28일 오전 중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 게시글을 대부분 삭제했다. 현재 23개 게시물과 사진이 올라왔는데 관련 댓글창도 없앤 상태다.
정 회장은 대신 SNS 메인 화면에 "DM(다이렉트 메시지) 안읽어요 헛수고 하지 마세요"란 글을 게재했다. 당분간 SNS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자신의 계정을 소개하는 글과 프로필 사진은 그대로 남겨뒀다. 정 회장은 '믿음 감사 가족 개 만남'과 '멸공'을 거꾸로 적은 문구를 적어놨다.
정 회장은 그동안 SNS를 통해 해외 유명인과의 친분을 알리고, 경쟁사 제품 시식평을 남기는 등 파격 소통으로 유명세를 탔다. 온라인상에서 '용진이형'으로 불리며 직접 소통하는 경영인의 맏형격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본인의 생각을 거침없이 SNS에 표출하면서 논란을 촉발한 사례도 있었다. 2021년 '멸공', '공산당이 싫어요' 등의 표현을 쓰고 노조의 비판을 받자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재계에선 정 회장이 SNS 게시물을 삭제한 것은 앞으로 경영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신세계가 1위 회사가 맞느냐는 시장과 고객의 물음에 2024년은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며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고,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회장 취임 후엔 신상필벌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창사 후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한 주력 계열사 이마트는 지난 25일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결정했다.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은 이마트 창사 이래 처음이다.
쿠팡, 알리 등 이커머스 업체의 공세로 본업인 유통 실적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SNS 개인 활동에 치중하는 것은 주주들로부터 책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마트 주가는 2018년 32만원대에서 최근 6만8000만원대로 80% 가까이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6일 이마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