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알고리즘 조정=위법' 공정위에 제동건 대법원..쿠팡 1600억 소송은?

'네이버 알고리즘 조정=위법' 공정위에 제동건 대법원..쿠팡 1600억 소송은?

김민우 기자
2025.10.20 18:10

유통업계도 한시름 덜어

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대법원이 최근 네이버의 '쇼핑 알고리즘 조작' 사건을 파기환송하면서 플랫폼의 상품 노출 기준을 어디까지 규제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판결은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취소 소송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7일 네이버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전날 열고 원심을 파기해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네이버가 2012~2020년 자사 오픈마켓(스마트스토어)에 유리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했다며 공정위가 부과한 266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의 적법성을 다시 따지라고 판단한 것.

대법원은 알고리즘 조정이 타사 제품에 대해 차별적 대우를 한 것은 맞지만 플랫폼 사업자가 타사 제품과 자사 제품을 동등 대우할 근거가 없고 불공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알고리즘 운영은 사업자의 재량이고 '자사우대' 자체가 위법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보려면 경쟁제한 효과와 부당한 의도가 입증돼야 한다는게 대법원의 입장이다. 소비자 오인 가능성 역시 정렬기준 안내와 대체옵션이 제공됐다면 낮다고 봤다. 플랫폼의 노출구조를 문제 삼으려면 경쟁제한 효과·기만성·소비자 피해가 모두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이같은 판결에 유통업계는 한시름 놓게 됐다. 수천개에서 많게는 수많개의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상품진열 행위가 '알고리즘 조작'으로 제재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롯데온)과 신세계 쓱닷컴·지마켓은 물론 롯데·GS·현대·CJ 홈쇼핑사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모두 오픈마켓 형태의 자사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판결은 플랫폼 사업자의 알고리즘을 통한 상품 노출 순서 조정을 무조건 금지하라는 공정위의 판단에 대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라며 "이는 플랫폼 사업자의 자사우대 행위에 대한 첫 사례로서 향후 판결과 공정위 법 집행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지난해 공정위가 쿠팡이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고, 임직원 리뷰를 통해 자사 상품을 우대했다며 1600억원 규모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린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네이버 사건에서 '경쟁사업자 배제 효과'가 실증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쿠팡 역시 알고리즘을 통한 상품 배열이 소비자 선택 폭을 제한하거나 특정 경쟁사를 몰아냈다는 증거가 없다면 공정위의 '시장폐쇄'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다만 네이버는 단순한 노출순위 조정이 쟁점이었지만 쿠팡은 임직원 후기 작성 등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 결합된 구조다. 대법원이 네이버 사건에서 "오인 가능성이 작다"고 본 근거가 쿠팡에는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공정위는 이 점을 '위계에 의한 부당유인'으로 본다. 반면 쿠팡은 직원 리뷰를 명시적으로 표시했고, 전체 후기의 0.1% 수준에 불과하다며 "자발적 체험단 활동"이라고 항변해왔다.

또 하나의 변수는 '소비자 피해' 입증 여부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에 따르면 온라인 소비자 80% 이상은 상위 노출 상품을 바로 구매하지 않고 3페이지 이상 비교 검색을 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쿠팡 측은 이를 들어 상품 배열이 소비자 선택을 왜곡했다는 공정위의 논리가 통계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고 본다

법원이 쿠팡의 '자사우대' 행위와 '임직원 후기 작성' 행위 등의 '기만' 요소를 분리해 판단할 가능성도 크다. 공정위가 플랫폼 자사우대 규제의 정당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네이버에 이어 쿠팡 사건 역시 과징금 전면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쿠팡이 직원 리뷰 관리나 내부 통제에서 미흡한 점이 드러난다면 그 부분만큼은 별도의 제재를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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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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