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을 비롯해 식품, 패션·뷰티와 중소·중견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는 머니투데이(M) 산업 기자들의 '현실 기록(Real+Log)'. 각 현장에서 직접 보고, 묻고, 듣고, 느낀 것을 가감없이 생생하게 풀어내본다.

지난 1일 경기 여주에 있는 '화요'의 제2공장에 들어서자 쌀의 구수한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 쌀을 물, 효모 등과 함께 발효해 증류식 소주 '화요'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밥 짓는 것과 같은 향이 공간을 채웠다.
화요는 이날 창립 22주년을 맞아 생산 시설을 언론에 처음 공개하고 K푸드 열풍에 힘입어 해외 무대에서 K증류주를 알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조희경 화요 대표는 "미국, 중국, 일본, 태국, 인도 등에서 한국식 소주로 승부를 보겠다"며 "올해 연매출 목표가 1000억원이었지만 이루지 못했다. 내년에는 달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그러면서 공장을 "22년 전 여주 공장에서 탱크 2개, 직원 4~5명으로 시작한 화요가 불모지였던 증류식 소주를 개척해 온 뚝심이 담긴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증류식 소주를 향한 화요의 자부심이 공장 곳곳에 녹아있었다. 화요는 술 1병을 만드는 데 약 4개월이 걸리는 여정을 공개했다. 공장 2층 발효실에는 허리까지 오는 높이의 짙은 갈색 옹기 200여개가 줄지어 있다. 이 옹기에 적힌 '2004년 1월24일'이라는 글자는 2005년 1월 증류식 소주를 본격 생산한 화요의 연식이 느껴졌다.
'숨 쉬는 그릇'인 옹기의 미세한 공기 순환으로 증류 원액을 산화, 안정화시켜 깊은 술맛을 구현한다. 화요 관계자는 "이 옹기에서 3개월 숙성한 뒤 아래 술 탱크로 넘어가서 물을 넣고 화요가 완성된다"며 "인위적인 첨가물 없이 물, 쌀, 효모로만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공장의 가장 중요한 시설이라고 소개한 은색의 원형 모양 '쌀누룩 발효 기기'는 고두밥을 발효하는 작업을 한창 수행하고 있었다. 화요 관계자는 "술의 맛을 내는 게 누룩"이라며 "쌀을 고두밥으로 만들고 미생물을 넣어서 발효하면 누룩이 완성된다. 이 기기가 고두밥을 찌고 발효한다"고 설명했다. 발효한 뒤에는 △감압증류 방식으로 증류 △3개월 이상 숙성 △병입을 통해 화요가 완성된다.

화요는 이날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2005년 미국, 일본, 중국을 시작으로 현재는 프랑스, 독일, 베트남, 싱가포르, 대만, 호주 등으로 영토를 넓혀 30개국에 진출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증류식 소주라는 점을 내세워 고무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2007년 국제주류품평회 동상 수상을 시작으로 2010년 G20 칵테일 선정, 2021년 캐나다 엘버타 음료 어워드 수상, 올해 샌프란시스코 월드 스피릿츠 컴피티션 수상 등의 실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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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경 대표는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화이트 스피릿은 대표적으로 보드카와 진"이라며 "소주가 이 둘을 대체할 수 있다고 봤다. 칵테일 문화의 서구권에 한국의 '소맥'의 즐거움과 더불어 화요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식을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류식 소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주세 체계 개편을 공론화할 거란 계획도 밝혔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증류식 소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면 현재 종가세 구조를 종량세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종가세가 고품질 원료, 정통 방식을 고수하는 프리미엄 증류주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판단에서다.
박준성 생산본부장은 "종가세를 만든 일본조차도 사케의 세계화를 위해 종량세로 전환했다"며 "한국은 1병 가격의 50%가 세금으로, 종량세로 바뀌면 30% 정도는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 한국 전통주 시장이 넓어져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