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창구 낙인 찍힐라…" 대형 베이커리카페의 '한숨'

"편법창구 낙인 찍힐라…" 대형 베이커리카페의 '한숨'

이병권 기자
2026.01.27 04:10

국세청 실태조사 예고 후 우려 목소리 커져
"원가부담 큰 업종… 절세 목적으로 10년 영업 어려워"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 /그래픽=김다나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 /그래픽=김다나

"절세가 목적이라면 이렇게까지 꾸미고 공들여가면서 운영할 이유가 있을까요."

26일 경기 파주시 마장호수 인근에서 2600㎡(800평) 규모의 초대형 베이커리카페를 운영 중인 30대 A씨는 최근 불거진 '대형 베이커리카페 편법 상속' 논란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2021년 문을 연 이곳은 주말이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비는 '핫플'이지만 월요일 한낮이어서 그런지 한산한 모습이었다.

A씨는 제빵실을 가리키며 "매일 직원들과 빵을 굽고 반죽을 치댄다"며 "부모님도 제과·제빵 자격증이 있고 오후가 되면 매장에서 계산·진열 등을 돕는다"고 했다. 이어서 "이번 이슈에 해당하는 업장인지는 모른다"면서도 "열심히 일하면 세금 덜어준다는 좋은 취지의 제도를 활용하는 게 편법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 양주시 기산저수지 인근에서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운영하는 사업자 B씨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고개부터 저었다. 그는 "상식적으로 절세하려고 했다면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간판만 유지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근처 사장님들끼리 다 알고 지내는데 그런 낌새가 보이는 곳은 애당초 자리잡지 못한다"고 했다.

국세청은 대형 카페·베이커리업종이 편법 상속·증여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실태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부동산투기나 상속세 회피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업종과 고용유지 여부, 자산처분 제한 등 사후관리 요건이행 여부를 검증한다. 문제가 있는 곳은 세무조사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4곳의 대형 베이커리카페 중 국세청으로부터 관련 공문이나 별도 안내를 받은 사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가 대형 베이커리카페만 들여다보는 데 대한 반발도 있었다. 다른 업종 대비 진입장벽 자체는 낮을 수 있으나 절세요건을 맞추려고 10년 이상 영업하려면 프랜차이즈나 주변 자영업자와의 경쟁, 설비유지와 인력관리 등 원가부담이 커서 상속만을 위해 사업을 이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논란과 무관한 대형 베이커리카페 자영업자들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충남에서 대형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C씨는 통화에서 "예전부터 나오던 얘긴데 진작에 문제가 있는 업장들을 가려냈어야 했다"며 "일부 부도덕한 사람들 때문에 사람들이 모든 대형 베이커리를 '편법 창구'라고 인식할까봐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면적 333㎡(100평) 이상 대형 베이커리카페는 2024년말 기준 137개다. 10년간 약 5배 늘어난 수준으로 그 이유로 자산가들의 편법 상속방식이라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제과·제빵기능을 갖춘 베이커리카페는 제조업의 성격을 인정받아 가업상속공제와 증여세 과세특례 적용이 가능하다. 최대 600억원 상속재산에서 공제받을 수 있고 10억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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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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