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비주류'(非酒類) 사회(下)

최근 주요 카페 브랜드들이 커피를 넘어 알코올이 가미된 음료를 잇따라 선보이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일상적이고 편안한 공간인 카페에서 커피처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주류를 즐기려는 소비 문화가 확산한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1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지난해 12월 제주도에 문을 연 그랜드조선제주점에선 월평균 450잔의 주류 메뉴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매장에선 별다방 라거를 비롯해 △퍼플 망고 용과 피냐 콜라다 △핑크 자몽 럼 토닉 △히비스커스 티 코스모폴리탄 등 다양한 알코올 음료를 판매 중이다. 이는 그랜드조선제주 호텔 내에 매장이 위치하고 있어 호텔의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제주 바다 풍경을 즐기며 음료를 맛볼 수 있는 뷰 맛집으로 소문났기 때문이다. 여기선 일반 매장보다 알코올 메뉴가 특히 인기가 많다.

스타벅스는 2023년부터 일부 특화 매장을 중심으로 수제 맥주인 '별다방 라거'를 선보이며 주류 메뉴를 본격적으로 확대해왔다. 별다방 라거는 스타벅스 전용 원두인 별다방 블렌드를 활용해 커피 향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고객 수요가 확인되면서 2024년부턴 칵테일로 주류 라인업을 넓혔다. 장충라운지R점을 오픈하며 국내 스타벅스 매장 최초로 칵테일 바 공간을 별도 도입한 이후 칵테일 판매 매장 수는 2024년 11개에서 올해 기준 18개까지 늘었다.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전문점 파스쿠찌도 주류 메뉴 도입에 적극적이다. 파스쿠찌는 지난해 2월 '센스 오브 이탈리아(Sense Of Italy)'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매장을 코어, 센트로, 에스프레소 바, 특수 매장 등 네 가지 형태로 재편하는 리브랜딩을 진행했다.
이 중 센트로와 에스프레소 바 매장에선 이탈리아 현지 문화를 살린 칵테일을 함께 판매한다. 파스쿠찌가 선보이는 대표 칵테일은 이탈리아 식전주인 '아페롤 스프리츠'와 식후주 '리몬첼로 스프리츠', 이탈리아 맥주 페로니를 활용한 '애플시나몬 비어' 등이다.

또 이 같은 분위기엔 젊은 세대의 음주 문화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취하도록 마시기보단 자신의 취향껏 마시고 싶은 메뉴를 골라 먹는 경향이 뚜렷해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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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9~29세 남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9.7%로 전년 대비 무려 37% 줄었다. 같은 연령대의 여성(10.2%) 역시 1% 감소했다.
파스쿠찌 관계자는 "최근 에스프레소 바를 비롯해 칵테일을 함께 파는 카페가 늘면서 카페에서 칵테일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며 "소비자 호응이 꾸준해 앞으로도 특화 매장을 통해 주류 메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주류회사들이 변하고 있다. 사회 분위기가 술을 마시지 않는 방향으로 바뀌면서다. 이들 회사는 다양한 타개책을 내세워 '비주류'(非酒類) 사회에 대응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17,400원 ▲460 +2.72%)는 진로소주 도수를 낮춰 부드러운 술을 찾는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대표 소주인 참이슬과 진로의 도수를 각각 16도와 15.7도까지 낮췄다. 7년전만해도 17도였다.
해외시장에선 진로소주를 글로벌 메인스트림 주류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각도의 마케팅을 벌인다. K컬처 확산을 기폭제로 삼아 과일소주를 중심으로 각 국가별 문화와 소비 트렌드에 맞춘 현지화 전략도 추진 중이다.
맥주시장에선 성별, 세대, 지역 등을 고려해 소비자 층을 세분화하고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특히 축구 국가대표인 손흥민 선수를 홍보 모델로 내세워 2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오비맥주는 대표 제품 '카스'의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라이트 맥주 1위 카스 라이트, MZ세대 타깃 제품 카스 레몬 스퀴즈, 논알코올 제품 카스 0.0, 카스 레몬 스퀴즈 0.0, 카스 올제로 등 소비자 취향과 음용 상황에 맞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주력 브랜드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시즌 한정 제품, 협업 패키지 등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며 제품 선택의 폭을 지속적으로 넓히고 있다.
아울러 음주 부담을 줄이거나 가볍게 즐기는 트렌드에 맞춰 논알코올 맥주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 올림픽, FIFA 월드컵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와 연계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국가대표팀과 스포츠 팬을 연결하는 등 시장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칠성(118,200원 ▲4,500 +3.96%)음료 역시 새로소주와 크러시맥주 리뉴얼을 통해 주류사업의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제로슈거 소주인 새로소주는 올해 초 리뉴얼을 통해 도수를 15.7도로 기존보다 0.3도 낮췄다. 최근 피크닉,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이 많아지는 시즌을 맞아 휴대가 간편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200ml 사이즈의 소용량 페트 제품을 출시했다.
클라우드 크러시는 국내 최초 귀리 맥아 10%를 첨가해 맥주 맛의 완성도를 높인 라이트 맥주로 리뉴얼 했다.가벼운 음주를 통해 자기관리를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음주문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밖에 저도수 주류의 인기와 과실탄산주에 대한 소비자 관심에 맞춰 '순하리 레몬진'과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순하리 자몽진'을 과실탄산주 브랜드 '순하리진'으로 통합해 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회사들이 변화하는 음주문화와 소비자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도수를 낮추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