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에 경제자유구역이 도입된 지 8년이 지났다. 경제자유구역은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를 목표로 시작됐다. 경제특구로써 구역 내에 선도적인 규제완화와 선진적인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통해 글로벌 리딩 기업들을 유치해 새로운 이노베이션과 성장의 거점으로 삼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 현실을 보면 당초 의도했던 목적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경제자유구역의 과다 및 과대 지정이 지적되고, 개발사업 시행자가 중도에 사업을 포기하는 등 개발 사업이 지연되는가 하면, 주택단지 위주의 단순 지역개발사업으로의 변질도 지적되고 있다. 경쟁국에 대비한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차별화된 인센티브도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6개 구역 93개 사업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경제자유구역을 내실 있게 활성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제도개선과 후속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관점에서 한국 경제자유구역만의 차별화되고 특화된 포지셔닝을 분명히 해 본연의 도입 취지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발전 비전과 전략으로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경제자유구역 발전의 원동력과 축이 올바로 세워질 수 있을 것이며,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도 더 한층 강화될 것이다.
다만 아무리 좋은 비전이 정립되고 대책이 마련되어도 제도로서 현실화 되고 실천으로 옮겨지지 못한다면, 몽상에 불과할 것이다. 작년에 수립한 종합대책의 제도개선 중 상당부분은 지난 3월 법 개정을 통해 이제 시행만을 기다리고 있다.
더구나 관련법 미비로 경제자유구역 내에 아직도 외국병원을 설립할 수 없고, 외국교육기관에 대한 규제완화도 미흡한 수준이다. 글로벌 기업의 유치를 위해 핵심적인 국내기업의 입지에 대한 인센티브 역시 전무한 상황이다. 내실 있는 개발에 앞장서야 할 지자체 역시 개발이 지연되어 주민의 재산권 침해가 장기화되는 지역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경제자유구역이 목적을 되짚어보고, 추진력을 발휘해야 한다. 경제자유구역에서 경영활동에 실질적인 '자유'가 보장되고, 국내 뿐 아닌 해외의 경쟁특구보다도 차별화된 규제완화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공적인 경제자유구역의 조성이라는 국가적인 대의를 실천하고 그 과실을 함께 나누기 위해선, 눈앞의 작은 이해관계를 넘어 보다 상생의 지혜와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 지향하는 목표와 발전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Consensus)가 선행돼야 하며, 이를 위한 밑바탕이 원활한 소통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경제자유구역청과 사업시행자, 입주기업과 지역주민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끊임없는 대화와 협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결정된 방향에 대해서는 이인삼각(二人三脚)의 마음으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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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구역의 고객인 국내외 입주기업들의 목소리에도 민감하게 귀를 기울여, 투자매력과 가치를 공감할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인센티브 설계가 필요하다. 결국 경제자유구역 성공의 열쇠는 뚜렷한 '목적'과 '추진력' 그리고 '소통'이라는 3중주가 얼마나 즐겁게 어우러지냐에 달린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의 성패는 단순히 외형적인 건물의 화려함이나 도시경관의 아름다움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중심지로서 글로벌 경제에 얼마나 창조적인 혁신과 비즈니스 활력을 제공하고 있는지에 따라 평가받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삼성의 바이오 분야 투자는 고무적이다. 경제자유구역에서 우리경제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아름다운 '삼중주'가 끊임없이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