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3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정책금리는 동결됐다. 일부에서는 금통위가 과연 그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것은 단순히 금통위가 9개월 동안 금리 변경을 하지 않은 것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기본 방향을 결정하는 최고의 기구다. 통화정책이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실로 크다는 점에서 금통위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다. 더구나 경제 관련 주요 정보가 집적되는 곳이니만큼, 금통위가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막대한 정보를 기초로 정책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그 정책 결정은 금융시장에 중요한 메시지가 된다.
그러나 금통위가 금융시장에서 이른바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비아냥이 퍼져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금융시장에서는 금통위나 한은이 어떠한 인식을 갖고 있는지 종잡기 어렵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적어도 금리를 동결하면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적어도 논리적으로 설득돼야 하는데, 그것조차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소신껏 통화정책을 결정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과 질타 역시 존재한다.
이처럼 금통위의 권위가 존중받지 못하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요한 원인의 하나는 금통위 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통화정책의 중요성을 감안해 각국은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위원회를 설치하고, 다양한 통화정책 전문가를 위원으로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왔다. 물론 이러한 정신은 한국은행법에도 반영돼 있다. 1998년 통화정책의 결정권이 정부에서 벗어나 한은 및 금통위에 부여됨으로써,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과 같이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제도적으로는 보장됐다.
그런데 1998년 이후 현재까지 금통위원으로 재직한 사람은 총 28명이었고, 이 중에서 당연직인 한은 총재 및 부총재를 제외한 위원은 23명이었다. 필자가 이들 23명의 경력을 구분해서 유형화해 보면, 관료출신이 8명, 교수 등 학자 출신이 7명, 한은 출신이 4명이었다. 그리고 2명은 학자에서 출발해 행정부에 재직한 후 임명됐고, 나머지 2명만이 업계 경력을 갖고 있었다. 현재는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한 4명 중에서 학자 출신이 3명, 관료 출신이 1명이다.
이러한 구성은 외국과 대비된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경우 의장인 버냉키를 제외한 4명의 이사 중에서 2명은 업계 출신이며, 2명은 학자로 출발해 행정부 관료를 재임한 후 임명됐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금융시장 및 통화정책에 다년간의 경험과 연구 경력을 갖고 있다. 이것은 영국의 통화정책위원회(MPC)도 비슷, 4명의 외부인사가 업계 2명, 전문 학자 2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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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교해 볼 때, 금통위 구성의 문제점은 외형상 두 가지로 집약될 수 있다. 첫째, 다양한 경로의 경험을 가진 위원으로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특히 금융시장에서의 실무 경험이 있는 위원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둘째, 이보다 더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위원 중 통화정책에 적합한 연구경력 또는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선임되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는 점이다. 즉 추천기관의 '제 밥그릇 챙기기'로 인해 또는 정권의 정치적 배려로, 전문적 경력이라는 관점에서 자격이 부족한 금통위원이 존재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렇게 구성해 놓고 그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번 4월 부총재를 제외하고도 최대 4명의 금통위원이 선임될 수 있다. 부디 이번 선임과정에서 과거의 인사 관행을 탈피하기를 바란다. 금통위원은 통화정책의 현안을 책임지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적 식견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도 비전문적이고 이해관계를 감안한 인사로 귀결된다면, 향후 금통위 구성을 위한 법 개정이 반드시 논의돼야 할 것이다. 즉 국회의 검증 절차를 반드시 금통위원 선임 과정에 포함시켜, 일방적이고 불투명한 선임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