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 국내 대형 게임사인 엔씨소프트(211,500원 ▼1,500 -0.7%)가 지난해 '아이온2' 출시 이후 현재까지 진행한 개발진 라이브 방송 횟수다. 과거 불통의 대명사였던 게임 업계가 최근 사소한 잘못에도 이용자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등 소통 행보를 강화해 주목된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돈 벌 궁리만 한다며 욕을 먹어 온 엔씨소프트의 라이브 방송 14번은 큰 변화다. 패키지 상품 오류와 어뷰징 플레이 대응 방안 등을 방송에서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내부에서는 "과거에는 잘못의 정도가 10이 되면 사과했는데 지금은 1~2만 되도 사과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크리스마스에는 특집 방송으로 시청자 참여형 이벤트도 진행했다.
업계에서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메이플 키우기' 확률 오류에 대한 넥슨의 대응이다. 기술적 오류가 아닌 휴먼 에러였음에도 넥슨은 이례적으로 전액 환불 결정을 내렸다. 그뿐만 아니라 강대헌·김정욱 공동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게시하고 담당자를 문책했다. 넥슨 내부에서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다.
게임사들이 이처럼 자세를 낮춘 이유로는 게임 문제에 강경한 이재명 대통령이 꼽힌다. 어려서 게임을 즐겼다는 이 대통령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확률형 아이템 이슈에 대해 "시정 요구하고 과징금도 부과해 위반행위 자체를 제재해야 한다"고 했다. 2021년 대선 후보 시절에는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게임업계 자율규제로는 (확률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글을 올렸다.
게임업계의 변화에 대해 이용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넥슨의 전액 환불 결정 이후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철회했다. 공론화에 앞장서던 유튜버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 운영자 김성회 씨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라이브 방송에 대한 이용자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게임 업계가 과거 '게임만 잘 만들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이용자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글로벌 게임사들도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개발 과정을 공개하고 방향성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등 소통을 강화한다. 게임 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이용자와 게임사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시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