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금융투자업계, IT 패러다임 변화를

[기고]금융투자업계, IT 패러다임 변화를

이규일 코스콤 전략사업단장
2013.01.03 07:00

유럽 발 경제위기가 세계를 뒤흔들면서 국내에도 전 산업분야에 걸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자본시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2조원대로 추락해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극심한 불황으로 자본시장의 주요 구성원인 금융투자사들은 갈수록 어려움이 심화돼 생존을 위한 인력 감축, 조직의 축소, 신규 투자 억제 등 비용절감 노력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으며, IT최고책임자(CIO)들 역시 IT관련 운용비용과 개발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한편 알고리즘 기반의 고빈도매매, 초저지연(Low Latency) 트레이딩, 다양한 장외 파생상품 기반의 IB업무 확대 등 피할 수 없는 국내외 자본시장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첨단 IT기술을 적용한 관련시스템의 확보가 필수적이며, 이에 따른 고급 IT인력의 확보 및 관련 IT자원의 신규투자가 필요한 시점이어서 IT최고 책임자들은 이에 대한 해법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미 여러 차례 금융위기를 겪으며 IT조직과 시스템을 최대한 슬림화해 효율적인 운용 체계를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나날이 늘어나는 업무량의 신규 수용을 고려할 때 추가적으로 IT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은 한계에 이르러, 이제 새로운 IT운용 패러다임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생각된다.

이전부터 계속 논의돼왔던 사항이기는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공통의 인프라 구축과 이용을 통해 중복 투자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여유 자원을 각 사의 특화된 업무에 집중 투자해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다시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때라고 본다.

업계 공통의 인프라 이용 측면에서는 코스콤이 운용하는 종합증권업무시스템(PowerBase), STP-HUB, DR/BCP 등의 인프라가 있으나, 업계 전반의 업무를 다양하게 수용하는 데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적용을 위해 최근 논의되고 있는 클라우드(Cloud)서비스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들 알고 있듯이 클라우드서비스는 외부의 IT자원을 활용해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이용하고, 이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IT서비스다.

하지만 국내의 대형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자들은 대부분 자사 또는 그룹 내부업무 운용을 위한 프라이빗(Private) 서비스에 치중하고, 일반 기업이나 사용자를 위한 퍼블릭(Public) 서비스는 아직 초기 시장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제공되는 서비스도 스토리지 기반의 컴퓨팅자원 활용서비스(IaaS)에 국한되고,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개발 및 운용을 위한 플랫폼서비스(PaaS)나 응용프로그램 및 소프트웨어 패키지서비스(SaaS)는 국내에는 아직 없다고 할 수 있다.

코스콤은 자본시장을 주 대상으로 2013년 하반기부터 '금융클라우드 퍼블릭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현재 구축하고 있는 '클라우드 테스트베드'(Test Bed)를 이용해 데이터, 플랫폼, 응용 프로그램 모듈 및 패키지 등 종합 콘텐츠 제공을 위한 서비스 프로토타이핑(Prototyping)을 올 상반기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투자사들의 의견과 참여를 통한 공동의 콘텐츠 발굴과 협력모델의 개발도 함께 진행하려고 한다.

클라우드서비스의 경제성에 대한 논의도 있고, 보안 문제를 고려할 때 핵심업무(Mission Critical Business)의 적용 여부 등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나, IT기술의 발달과 관련 제도의 보완으로 이러한 문제들은 곧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업계의 적극적 참여와 협력을 통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업계 공통 인프라 구축과 이를 통한 다양한 서비스의 이용(EaaS : Everything as a Service)이 가능할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본시장의 급격한 환경변화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금융투자업계의 기업혁신, 서비스혁신 노력은 계속돼야 하며, 특히 IT분야에서의 선택과 집중, 협력모델의 개발, 업계 공통의 인프라 활용 등을 통한 비용 절감과 경쟁력확보를 위해 과감한 결단과 다각적인 지혜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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