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미는 살아있는 기간은 일주일, 길어봤자 한 달이지만 그 기간을 위해 6년에서 17년이라는 긴 기간을 애벌레로 지낸다고 한다. 이렇듯 제대로 된 일 하나를 이루려면 많은 인내와 긴 인고의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새 정부가 들어선지 아직 6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경제팀에 대해서 말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심지어 각료를 교체해야 한다는 말까지도 한다. 스피드를 생명으로 하는 작은 민간 기업에서도 프로젝트 하나를 성공하려면 적어도 1년 이상의 준비와 실행이 필요한데 하물며 한 나라를 다스리는데 6개월 만에 성과가 있느냐 없느냐를 논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듯이 조심조심해야 한다(治大國若烹小鮮)"는 말이 나온다. 작은 고기를 젓가락으로 이쪽저쪽 뒤집다 보면 부서져서 가뜩이나 작은 생선살이 하나도 남지 않는다. 나라를 다스리고 관리하는 데는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빨리 해야 한다는 조급증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 중산층 과세문제를 두고도 말이 많다. 정부의 발표도, 수정안도 그리고 정치권의 요구도 조급증세가 보인다. 창조경제도 그렇다. 창조는 고독한 고뇌와 시간이 걸려야 걸출한 작품이 나오는 것이지 시간 정해 놓고 윽박지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
광속으로 정보가 유통되는 인터넷과 모바일시대이긴 하지만 세금 문제뿐만 아니라 분배문제, 교육문제 등 수 많은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너무 조급하다. 조급증은 정제되지 않은 말과 가벼운 입으로 표출되고 그것이 힘 있는 당국자나 권력자의 입이라면 바로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요즘 한국기업의 중국진출이 러시를 이룬다. 그러나 속도전에 익숙한 한국인들 중 만만디의 나라 중국에 가서 떼돈 벌었다는 사람은 별로 없고 중국 가서 당했다는 이들이 많다. "돈은 숨어서 쓰고 병은 자랑하라"는 말처럼 돈 번 사람들은 경쟁자가 따라올까봐 숨기고 능력부족으로 돈 잃은 사람은 창피하니까 중국인 핑계를 대는 것일 수도 있다.
한국의 나무꾼은 아침에 산에 올라가 혼자서 지고 내려올 만한 나무 한 짐을 하면 하산하고 이튿날 장에 나가 나무를 팔아 생계를 잇지만 중국의 나무꾼은 다르다. 쓰촨성의 나무꾼은 몇 달씩 나무를 해서 뗏목을 만들어 장강에 띄우고 가족까지 모두 뗏목에 싣고 나무 팔러 5200km의 장강을 따라 상하이로 간다. 상하이에 도착해 나무를 다 팔고 다시 쓰촨으로 돌아오면 2년 이상의 긴 시간이 걸린다. 그러면 그 사이 다시 산에는 나무가 자라 땔감이 넉넉하게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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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나무해서 이튿날 현금 회수하는 사람과 1년을 나무하고 2년 만에 현금 회수하는 사람과는 차원이 다르다. 큰 그물이 큰 고기를 잡는다. '속전속결'이 '대기만성'을 보면 답답해 죽지만 누가 이겼는지 최후의 승부는 가봐야 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도 중국과의 문제에서 속시원하게 중국에게 할말 다하고 멋지게 완벽하게 이긴 일이 별로 없다. '속전속결'이 반드시 능사는 아닌 것이다.
한국에는 5년짜리 짧은 정부가 집권하다 보니 각종 정책에서 백년대계는 안 보이고 빨리빨리 정신이 만든 하체 부실한 계획들이 많았다. 부실한 계획들은 결국 사회적 비용을 늘리게 된다. 빠른 속도로 달리기만 하면 주변의 경치를 볼 시간이 없어 제대로 된 플랜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2류가 1류 되려면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 빠르기만 하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이긴다는 것이 반드시 정답이 아닐 때도 있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도 느린 거북이가 빠른 토끼를 이긴다. 충분한 고려와 검토가 이루어진 느린 계획이 사회전체에 주는 스트레스도 적고 사회비용도 줄일 수 있다. 정책을 만드는 당국자도 쓰촨의 나무꾼처럼 좀 길게 보고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제대로 정책을 만들고, 정책시행의 대상이 되는 국민들도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