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시평] 그대, 이 악물고 살아라

[MT 시평] 그대, 이 악물고 살아라

진양곤 기자
2014.10.03 07:54

숨이 턱 막힌다. '하루 평균 40명 자살'이라는 제하의 기사.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평균 자살률을 분석하는 세상. 자살자가 하루 40명에서 20명으로 줄면 더 살 만한 세상이 되는 걸까? 에밀 뒤르켐에 따르면 "자살은 개인적 결단이기 이전에 사회적 현상"이라 했는데, 자살을 택한 하나하나의 사연들, 사회를 향한 그 마지막 절규가 통계에 매몰되는 우리 사회에는 과연 '사람'이 살고 있는 걸까?

기사에 따르면 10대, 20대, 3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 청년들이 자살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들로부터 사회는 자유롭지 못하며, 이 사회를 만든 기성세대 중 한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이다. 또한 필자의 삶에서도 자살을 생각한 시간이 있었기에 짠한 마음이다. 죽음을 생각하는 이들에겐 그 어떤 말도 위안이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칼럼을 빌려 몇 마디 적어본다.

왕따에 시달리는 10대들아. 해가 뜨는 것조차 두렵겠지만 이 고통스런 순간은 결국 지나간다. 하지만 너를 괴롭히는 그 나쁜 친구들의 삶은 침묵해야 했던 다른 친구들의 분노와 기억 속에 영원히 갇힌다. 그리하여 어른이 되면 너희는 당당할지나 가해자들이 설 자리는 없다. 이 악물고 참아라.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 기어이 그 녀석들의 미래를 확인해보라. 중2 때 6개월 정도 왕따에 시달려본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집단 뒤에 숨은 비겁한 악행을 혼자의 힘으로 이겨내기는 어렵다. 그러니 무조건 부모님이나 어른들과 상의해야 한다. 세상은 아직 정의롭고 대부분 어른은 너의 편이다.

삼포세대. 실업과 빚에 눌려 시름하며 희망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20대, 30대들아. 견고한 구조 속에 갇혀버린 그대들의 문제는 그대들의 탓만은 아니니 너무 자책하지 마라. 언젠가는 사회가 나설 것이나, 그 이전에 그대들의 청춘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좋겠다.

메피스토가 어느 부자에게 "젊음을 되찾는 대가로 재산을 내놓겠는가?"라고 제안한다면 아마도 대부분 그 거래에 응할 것이다. 지내고 나서야 절실히 깨닫는 것 중 하나가 젊음의 가치에 관한 것이니 말이다. 비록 삼포일지나 그대들은 여전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청춘이다.

'이 핸들만 꺾으면 편안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 겨울비 추적추적 내리던 IMF 외환위기 때 어느 날 새벽 올림픽대로. 16년 전 그날 밤 필자의 머릿속엔 그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핸들을 꺾지 않고 살아남아 이렇게 그대들에게 글을 남기고 있다. 절망을 어떻게 벗어났는지 궁금할게다. 이 악물고 버틴 것, 단지 그뿐이다. 살기로 결정한 그 다음날의 석양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이 아름다운 세상을 계속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 마음 하나에 온 세상이, 삶과 죽음이 있었던 것이다. 죽어야겠거든 딱 한 번만 하늘을 쳐다보고 바람을 느껴보라. 전에 보지 못한 아름다운 세상이 거기 있을 것이며, 이는 살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는 시구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위안이 될까 하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쓰지만 그대들을 만난다면 나는 한 마디 말도 못할 것이다. 그냥 안아줄 수 있을 뿐. 그 처절한 삶의 무게 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상처와 부끄러움 가득한 내 삶이 그대들에게 이 악물고 살아야 할 이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죽지마라. 힘들더라도 살아라. 장담컨대 극복한 후의 세상은 그 전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 나의 경험이 무릎을 치며 공감하는 문장 하나가 여기 있다 '인생은 다음 장을 알 수 없는 소설이다. 그러니 너무 일찍 덮지 마라.' 쉽게 말하자. 그대, 이 악물고 버텨라. 이 고비만 넘기면 분명 좋은 세상이 그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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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편집국 천상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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