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창조경제 예산, 부처간 협력이 우선이다

[MT시평]창조경제 예산, 부처간 협력이 우선이다

금기현 기자
2014.10.07 06:30

지난달 23일 정부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내년도 예산을 376조원으로 확정·발표했다. 오는 12월말까지 국회의 심의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내년도 정부의 정책적 기조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끈다. 그 중에서도 박근혜 정부들어 중요한 정책적 의제(Agenda)로 삼고 있는 창조경제 관련 예산이 크게 늘어나 주목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창조경제 예산을 올해 보다 17.1% 늘어난 8조3000억원으로 책정했다. 금액면으로 보면 올해 7조1000억원보다 1조2000억원 증가한 셈이다. 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총 5조7000억원 늘려 잡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정부 출범 이후 계속해 온 창조경제 추진을 더욱 힘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대목이다.

올들어 세월호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데다 그동안 사회적 이슈로 지적되어 오던 청년실업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경제현실을 감안하면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조경제 예산 증액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새해부터 추진해야 할 정책적 과제를 보면 정부가 예산 운용에 각별히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창조경제 예산을 증액하면서 밝힌 내용이 결코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판교 지역을 한국판 실리콘밸리, 이른바 ‘창조경제밸리’로 육성하고 내년 9월까지 창업지원센터 등 창조경제를 이끌어 갈 주요 거점기관을 만들기로 했다.

또 현재 21개인 창업선도대학을 내년 28개로 늘리고 이들에 대한 지원금을 508억원에서 652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청년 인재들이 유망 벤처기업에서 인턴십을 경험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하는 창업인턴제도를 신설·운영하기로 했다.

또 스타트업에 대한 엔젤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2000억원에 이르는 펀드를 별도로 조성하고, 500개의 기술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2500억원이나 되는 연구개발(R&D)자금과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뿐 아니다.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산업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등 획기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내용면에서 보면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의 지원과 연구개발의 사업화 등 그동안 건전한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현안이 모두 망랑되어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계획이 제대로 추진되면 큰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은 예산을 늘린다고 모두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이 우선되지 않으면 안되겠지만 당초 목표한대로 전 국민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젊은이들이 창업이 봇물을 이루듯 크게 늘어나야 비로소 창조경제 예산을 증액한 의미가 살아 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창조경제의 핵심 역할을 하는 기재부, 미래부, 중기청의 예산이 국회 최종 심의·확정 단계에서 본래 취지에 퇴색되지 않도록 관련 부처간 예산집행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향에서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회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불요불급한 예산이나 중복 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부처간 협력을 통해 젊은이를 포함해 전 국민들이 실감할 수 있는 정책추진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특히 창조경제 실현이 현정부의 중요한 정책적 과제를 내세워 예산 운영의 건전성은 물론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추진 사업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논리를 개발을 하지 않으면 거액의 창조경제 예산증액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 의지가 실제 관련 부처의 예산편성과 최종 예산안 확정에 중요하게 반영되는 만큼 관련 부처 나름대로 예산 지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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