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미국 경제 회복이 주는 교훈

[MT시평] 미국 경제 회복이 주는 교훈

박종구 기자
2014.10.17 07:29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이사장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이사장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지난 2분기 당초 전망치인 4.0%를 훌쩍 뛰어넘어 4.6%의 실질성장률을 달성했다. 2분기 기업 세후이윤이 1.8조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구현했다. 지난달 실업률이 5.9%로 떨어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엔·유로화에 대한 달러 강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2일 조지타운대 초청 연설에서 “선진국 중 미국과 영국의 성장세는 강하고 유로존이 가장 부진하다”고 강조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미국이 일본, 유로국가보다 빠르게 회복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미국 기업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상대적으로 유연한 고용구조와 신축성 있는 노사관계 덕분에 발 빠르게 인력 감축과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특히 저금리에 힘입어 금융비용을 대폭 줄여 경상 이윤이 크게 증가했다. 애플·구글·페이스북 등 IT 삼총사의 선전과 파산위기에 몰린 자동차 3사의 부활이 경기 회복을 견인했다. 애플은 4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구현했고, GM·포드·크라이슬러는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금융 전문가 스티븐 레트너 말처럼 ‘제조업 르네상스’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일본과 유로존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고용 창출이 금융위기 이후 이루어졌으며, 금년에만 약 260만 명이 고용될 것이라 한다.

미국 중앙은행이 주도한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정책도 경기 활성화에 기여했다. 유동성 함정에 빠진 미국 경제를 소생시키기 위해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종전 관행을 과감히 탈피하여 3단계의 양적완화 조치를 통해 약 3조불을 금융시장에 투입했다. 제로 금리 수준이 수년 째 유지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위험을 강조하는 대표적 매파인 찰스 플러서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는 “연준은 스스로의 힘을 과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내년 중반기까지 현재의 금융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이런 경기 회복의 이면에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기 회복의 과실이 상위 고소득층에게 집중되었다는 점이다. 2008~11년 기간 중 월가에만 2,727억달러의 구제금융이 지원되었다. 금융위기 이후 창출된 소득의 98%가 상위 10% 소득층에 집중되었다. 반면에 중·저소득층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못했다. 2013년 가계 중위소득은 51,939달러로 전년 대비 0.3% 증가에 그쳤고 2007년보다는 오히려 8% 줄어들었다. 임금은 지난해 2% 인상됐을 뿐이다. 빈곤층의 비율도 14.5%에 달하며 저소득층 식비지원 제도인 푸드스탬프 이용자도 2,630만 명에서 4,760만 명으로 늘어났다. 건강보험개혁 덕분에 의료보험 미가입 비율이 2013년 18%에서 금년 13.4%로 낮아졌지만 아직도 8명 중 한 명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우리 경제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첫째로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금융위기 이후 미 경제정책의 수장인 재무부장관은 티모시 가이트너에서 제이콥 루로 바뀌었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그간 5명이나 교체되었다. 벤 버냉키 뒤를 이은 자넷 옐런 역시 고용을 중시하는 저금리 금융정책을 펴고 있다. 둘째로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관건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것이 경기 활성화의 실효성 있는 해법이다. 과감한 규제 혁파와 고용 유연성 제고를 통해 기업하려는 의욕을 북돋아주어야 한다.

셋째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에 신경 써야 한다. 2011년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도 심화된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이의제기였다. 최근 홍콩의 우산 혁명도 그 배경에는 소득 불평등 지수인 지니계수가 1996년 0.518에서 2011년 0.537로 급속히 악화된 것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 기소르망 말처럼 우리나라가 무자비한 사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적 형평을 위한 노력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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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편집국 천상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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