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주차장 규제 오류, 그리고 그 부작용

서울시의 주차장 규제 오류, 그리고 그 부작용

송지유 기자
2014.12.08 07:10

[우리가 보는 세상]막무가내 주차규제로 각종 부작용 속출…하루빨리 해법 찾아야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영화 한 편보고 부랴부랴 밥만 먹고 나왔는데 주차비가 3만원 나왔네요. 태어나서 가장 많은 주차요금을 물었습니다." "주차 때문에 롯데월드몰 주변을 1시간 가까이 헤맸습니다. 방이동 공영주차장도, 길 건너 롯데백화점 주차장도 꽉 찼더라고요."

지난 10월 중순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이 개장한 이후 인터넷에는 주차장 이용 후기를 공유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주차비 폭탄을 맞은 웃지 못할 사연부터 롯데월드몰 주차장은 텅텅 비었는데 주변 주차장만 붐비는 현실을 개탄하는 글도 있다.

실제 롯데월드몰 주차장은 평일에는 텅 비어있고 주말에도 붐비지 않는다. 주차 사전예약제를 시행하고 비싼 주차요금을 받으라는 서울시의 강력한 주차규제 때문이다. 기본 주차요금은 10분에 1000원이고, 3시간 이후부터는 10분에 1500원으로 오른다. 물건을 구입해도, 식사를 해도, 영화를 봐도 주차요금을 깎아주지 않는다. 명품관에서 수백만원, 수천만원짜리 가방·시계를 구입해도 예외가 없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월드몰 주차장은 최대 2760대를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 하루 영업시간(10시간)동안 차량 1대가 평균 3시간씩 머문다고 가정하면 900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롯데월드몰의 1일 평균 주차대수는 1300대 안팎으로 수용능력의 14%에 그친다. 그나마 협력업체 차량 등을 뺀 순수 방문객 차량은 500대 안팎에 불과하다.

주차 불편은 영업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체버스로 이동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면세점을 제외한 명품관, 대형마트, 쇼핑몰, 영화관, 수족관 등은 목표 매출을 채우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송파구청, 올림픽공원 등 롯데월드몰 주변 주차장이 붐비는 부작용도 심각하다. 5분에 150원하던 공영주차장 이용요금이 400원으로 올라 이 주차장을 이용하던 지역 주민과 상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주변 도로에는 불법 주차, 아파트 단지에는 외부차량이 늘어 주민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서울시의 막무가내식 주차규제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수원시는 이달초 문을 연 수원역 인근 롯데몰과 원래 영업중이던 AK플라자에 주차예약제를 시행하고 주차요금 감면를 금지하도록 했다. 롯데몰의 경우 2300대를 수용할 주차공간을 마련했지만 시간당 500대만 세워야 한다.

물론 백화점 등 상업시설이 유발하는 교통문제로 시민들이 피해를 입으면 안 된다는 논리는 맞다. 하지만 서울시가 여러 단계 인허가 과정을 거쳐 승인해놓고, 다 지어놓은 시설을 사용하지 말라고 규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전쟁이 났는데 창고에 총을 쌓아두고서 군인들에게 나눠주지 않는 것과 같다.

백화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시민이고, 이들의 권리 또한 보호돼야 한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원은 못할 망정 멀쩡한 주차장을 비워놓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서울시는 백화점 셔틀버스 규제를 풀거나 차량이 몰리는 특정시간대에만 주차규제를 하는 등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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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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