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시평]‘발등의 불’ 구조조정 빠진 초이노믹스

[MT 시평]‘발등의 불’ 구조조정 빠진 초이노믹스

한택수 기자
2014.12.16 07:00

한·중·일 모두 잠재성장률이 공통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2005년 1% 수준이던 잠재성장률이 최근에는 0.6%까지 하락하고 우리의 경우 1997년 IMF 외환위기 이전에는 8% 수준이던 잠재성장률이 2000년대에는 4% 이하로 반락했으며 최근에는 3% 전후 수준으로 예측된다. 중국의 경우에도 경제의 구조조정이 원만히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잠재성장률이 5년 이내에 반 토막 날 수 있다는 비관적인 견해도 나오는 실정이다.

총체적으로 볼 때 한국과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민간투자가 둔화되면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반면 중국은 고정투자율은 매우 높지만 과잉투자와 중복투자 등으로 인해 투자의 효율성이 낮아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라고 하겠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과 일본은 과잉투자가 없고 투자의 효율성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한국과 일본의 경우 민간투자의 절대금액이 둔화하는 가운데 부분적으로는 투자의 효율성도 동시에 떨어지는 것이 바로 양국 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점의 심각성을 특징적으로 보여준다.

일본 정부의 경우 이러한 구조적이고 추세적인 문제점을 올바로 인식해 올해 1월부터 이미 산업경쟁력강화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그 핵심 내용은 민간투자금액을 늘리도록 하는 세제상의 지원조치와 함께 공급과잉에 빠진 특정업종이나 부문의 구조조정이 신속히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조정제도 시행은 비록 우리나라에는 잘 소개되지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아베노믹스의 세 가지 기둥 중 가장 중요한 이른바 성장전략의 핵심요소로 인식된다.

경제원론적 입장에서 볼 때 경제운용의 핵심은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자본이나 투자의 효율성이 하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요소(要素)생산성이 낮은 부문으로부터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끊임없이 자원이 재배치되도록 감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시장이나 기존 제도만 가지고는 바람직한 자원의 재배치가 제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특단의 제도적 보완 등을 통해 상시적인 구조조정과 상시적인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유지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는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기본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보면 이미 몇 년 전부터 국내건설·조선·해운부문의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최근 들어서는 석유화학업종 등 추가적으로 구조적인 업계 재편을 필요로 할 정도의 상황이 계속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상시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으며 정부당국의 문제의식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자본이나 투자의 효율성이 하락한 업종이나 부문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그 부담은 일반국민이나 경제 전체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

가령 과거에는 기업금융을 제공하던 시중은행들이 사실상 수익성이 매우 낮은 주택담보대출기관으로 역할이 바뀌었고 금융의 IT화 등으로 인원과 점포를 상당폭 축소해야 할 상황에서 구조조정이나 업계의 통폐합 노력은 없다. 반면 정부의 허가업이라는 기득권에 의지해 자신들의 생존만을 추구하는 상황에서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추더라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금리는 오히려 높아지는 '땅콩 금리'라고 비판받을지도 모르는 한심한 상황이 재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베노믹스에는 있지만 초이노믹스에는 빠져 있는 내용은 바로 구조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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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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