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바이오산업의 본질과 기대감

[투데이 窓]바이오산업의 본질과 기대감

김재준 미래에셋벤처투자 상무
2021.07.16 04:35
김재준 미래에셋벤처투자 상무 /사진==
김재준 미래에셋벤처투자 상무 /사진==

바이오산업의 생태계는 학계, 산업계, 정부, 의료계와 환자, 자본까지 복잡한 생태계로 구분된다. 여기에 벤처자본, 연구과제 자금 등이 참여자로 추가되기도 한다. 생명을 다루는 산업이다 보니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기에 연구와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국가별로 대표적 규제산업이기도 하며 기술력과 자본력이 뒷받침돼야만 하는 높은 진입장벽이 있다는 점은 누구나 이해하는 부분이다.

각 참여자의 시각은 비슷하기도 하지만 방향이 다르기도 하다. 환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방식의 질환 치료를 통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있고 의료계 입장에서는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에 대한 부분, 의료비 절감 및 신산업 발전 등에 대한 각종 정책적 방향을 고려해야만 하는 각국 정부, 새롭거나 나은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치료제나 진단방식 등을 개발해 시장에 선보이고자 하는 기업들, 산업화의 기반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학계 모두 인류 삶의 질 개선이라는 공동의 방향은 같을 수 있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는 길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바라봐야 한다.

바이오 생태계가 발전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복잡하며 단편적이고 특정한 요인으로 인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한두 가지 포인트만 가지고 투자를 결정할 수 없고 보다 시각을 넓혀 이해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거나 진단키트,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회사거나 시장에 선을 보여 의미 있는 실적을 내고 있는 개별 기업의 일부 사례도 있지만 바이오산업 전체적으로 보면 이제 막 성장기에 들어선 영역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시장을 이해하는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바라보는 바이오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과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우선되고 그 기대만큼 임상시험에서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기라도 하면 그만큼 바이오산업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되기도 한다. 이제 막 성장기에 진입한 한국 바이오의 역사는 산업 사이클이 한 바퀴도 돌지 않았고 이를 이해하면 늘 성공과 실패가 무수히 일어나는 과정에 있고 오히려 실패의 경험을 통해 더 나은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바이오기업은 연구·개발 단계 또는 임상시험 단계에 있기 때문에 매출 등의 외형적인 수치로 기업의 가치가 형성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개발단계에서 매일매일 연구결과를 중개하듯이 보여주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단순히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1상이나 2상을 진행하고 있으니 최소한 기업가치가 얼마 이상 돼야 한다는 기준이라는 것도 사실 좋은 결과를 가정한 기대치일 뿐이다. 신약 등의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고 회사의 경영진, 연구진이나 투자자 그 누구도 마지막까지 그것을 알 수는 어렵다. 우리는 아직 바이오산업 또는 기업들이 개발 중인 제품들의 최종 결과와 그 결과가 만들어내는 현상들을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기에 기업의 구성원들인 연구진과 경영진의 역량을 판단하고 그들이 지금까지 이뤄낸 여러 가지 객관적인 데이터와 근거를 기반으로 상대적인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곳에 투자라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하나의 산업이 성장을 향해 달릴 때 그 이면에는 언제 무너질지 모를 것 같은 두려움이 같이 포함돼 있는 것이다. 다만 바이오산업의 본질을 이해한다면 보다 인내심을 가지고 신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경험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문제 해결능력이 높다는 의미며 역량이 높다는 의미는 같은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바이오의 본질은 사람이다. 산업과 기술의 대상도 사람이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사람이고 우리가 기대는 것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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