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거상(巨商)들의 우주전쟁과 시사점

[투데이 窓]거상(巨商)들의 우주전쟁과 시사점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2021.07.21 04:38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분통함에 밤잠을 설치지나 않았을지 궁금하다. 어린 다섯 살부터 아폴로11호의 달 착륙을 보며 우주여행을 꿈꾸었다는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이사회 의장)의 민간인 첫 우주여행 야망이 허를 찔린 한방에 무참히 깨졌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별을 헤아리며 상상하고 공들인 필생의 꿈이 7월20일 실현되는 역사적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는데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혜성과 같이 나타나 7월11일 먼저 '영광의 타이틀'을 채갔기 때문에 자존심이 무척 상하고 허망했을 것이다.

베이조스에게 우주는 과학적 개념의 신비하기만 한 공간이 아니라 꿈을 실현해나가는 현실적 공간이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송별사에서 "우주, 그 마지막 개척지에서 만납시다"라고까지 이야기했고 사재를 털어 블루오리진이라는 우주개발회사를 설립하고 20여년 운영한 것을 보면 어린 시절부터 오늘날까지 온통 우주에 대한 열망의 나날이었는데 결실을 보는 순간에 '인류 최초'라는 타이틀을 눈앞에서 놓친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는 브랜슨 회장이든 베이조스 의장이든 누가 1등이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미국에서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의 경쟁이 오래전부터 뜨거웠다. 자금이나 기술, 위험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협력이 더 효과적일 듯 보이지만 경쟁을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새로운 미래로 달려가는 모습은 불타는 우주에서 '전쟁' 같은 느낌이다. 그들의 기술경쟁과 시험운행에 대한 성과, 더 나아가 상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세계 1, 2등 부자의 말싸움까지 사람들에게 주는 재미는 쏠쏠했다.

그런데 가만히 우주로의 진출을 생각해보면 과거에는 인류의 꿈이었다. 이후 국가 간의 경쟁이 됐고 어느 순간 부유한 개인이나 기업의 경쟁으로 내려왔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이조스는 블루오리진에 많은 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그가 처음으로 쓴 책 '발명과 방황'(Invent & Wander)에서 기술한 바에 따르면 "합리적인 투자라면 블루오리진에 대한 투자는 형편없는 투자다. 하지만 나는 그 투자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블루오리진이 번영하는 자립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하면서 수익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암시했다.

브랜슨 회장이 우주비행에 갑자기 끼어든 것은 아니다. 브랜슨 회장의 버진갤럭틱은 2004년에 설립됐고 우주진출을 목적으로 17년간 성공과 실패를 반복한 기업이다. 그 덕분에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짜리 우주여행 티켓이 600여명에게 선판매됐다고 한다. 또한 머스크나 베이조스도 민간 위성을 실어나르며 미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위성인터넷 가입자를 받는 것 등등 모두가 우주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실행한다는 것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더구나 베이조스의 이야기처럼 앞으로 부족해지는 에너지와 자원을 조달하고 중공업이나 오염산업을 지구 밖으로 옮기면서 우주공간이 그들의 놀이터고 비즈니스의 대상이라는 것이 사실 너무도 부럽다.

머스크는 자신이 벌이는 사업은 "인류의 멸망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그를 '구세주'(savior)라고까지 부른다. 또한 다른 천재인 베이조스는 블루오리진의 모토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담대하게' 그의 막대한 재산을 앞세워 우주로 달려간다. 괴짜 부자인 브랜슨 회장까지 모든 거상의 우주전쟁은 이제 정점에 다가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을 보면 그들 모두가 개인이고 일개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제는 과거 인류의 꿈이던 우주경쟁이 개인이나 기업에까지 다가왔음을 절실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이들의 경쟁에서 예측된 현실은 지금까지 피나는 노력으로 세계 최고를 위해 달려가던 우리에게는 부러워할 대상이 아니라 같은 경쟁선에 서야 할 입장에서 섬뜩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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