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50%를 친환경차로 채우는 목표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자동차혁신연합에 따르면 올 6월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전체의 3.8%,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자동차 판매의 2% 수준인 전기차가 2030년 24% 정도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바이든정부의 목표가 친환경차 시대로의 전환은 앞당길 수 있지만 완성체업체들로선 더욱 효율성 높은 친환경차 연구·개발, 충전과 유지·보수 등을 위한 에코시스템 구축에 시간과 비용투자를 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기존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기 때문이다.
업계의 반응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제너럴모터스, 포드, 스텔란티스 미국 '빅3'(Big 3)는 2030년까지 친환경차의 40~50%를 달성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행정부, 의회, 주정부 등의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고 전미자동차노조, 미국기후동맹,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 등과 BMW, 혼다, 포드, 폭스바겐, 볼보의 공동성명 내용은 전반적으로 바이든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날인 지난 5일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서를 보면 바이든정부의 더욱 구체적인 목적을 엿볼 수 있다. 성명서 내용 가운데 눈에 띄는 2개 핵심어는 '더 낳은 재건'(Build Back Better)과 바로 '중국'이다.
'더 나은 재건'은 바이든의 주요 선거공약 가운데 하나로 미국이 제조업과 혁신을 통해 미국의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선거공약이다. 코로나19 등장에 따른 중요산업의 공급망 위기를 경험한 후 중국 등 다른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미국 자체 부품과 기술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것이 전략이다.
특히 자동차업계에서는 전미자동차노조에 가입된 노동자가 종사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공급망을 구성하는 핵심이다. 현재 미국 기업들의 전기차 시장점유율이 중국의 3분의1 수준에 지나지 않음을 지적하고 미국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중국은 현재 '이중순환'(Dual Circulation) 전략을 추진한다. 2020년 5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국은 거대 시장과 수요를 최대한 활용해 수출과 내수가 상호보완적으로 이중순환하는 신경제발전 패턴을 마련해야 한다"는 발표에서 시작된 전략이다. 중국 경제에서 대외의존도를 낮추고 내수비중을 높이는 경제구조의 전환을 의미한다. 글로벌 공급망의 디커플링 추세가 심화하자 세계화와 자력갱생을 병행하는 새로운 자국 경제부양 모델로 미국을 견제하는 목적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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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중국자동차공학회는 '자동차기술 로드맵 2.0'도 발표했다. 2035년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50%,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50%를 생산한다는 전략과 수소연료전지차를 2025년 10만대, 2035년 100만대까지 획기적으로 늘려 중국 자동차산업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고 친환경차산업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표명이다.
이렇듯 전기차는 미중 기술패권의 핵심으로 자리잡았고 반도체·배터리 부족현상과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변화는 자동차산업 예측을 보다 어렵게 한다. 우리나라 정부는 반도체, 바이오헬스와 함께 미래차를 이른바 빅3 분야로 집중 육성하고 업체들도 시장주도권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모빌리티 트랜스포메이션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점차 미중 기술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미래차 핵심 가운데 하나인 전기차 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변수가 점차 늘고 있다. 앞으로 전략을 다시 한 번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