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끓는 냄비 속의 메타버스

[투데이 窓]끓는 냄비 속의 메타버스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2021.11.12 02:06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이제는 관광버스, 마을버스 말고 메타버스에 타셔야 한다"고 모 기업의 강연에서 목에 힘주어 떠들었다. 웃자고 한 이야기인데 아무도 웃지 않는다. 점심 이후 강연임에도 아무도 졸지 않는다. 그만큼 관심이 많고 세상의 변화에 긴장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오늘도 메타버스로 세 번의 전화와 한 통의 e메일을 받고 1회 강연을 했다. 버스 이야기로만 꽉 차 있는 것 같고 노선버스만 봐도 메타버스가 다시 머리 속에서 되새김질한다.

구글 트렌드로 보면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한국이 단연 으뜸이다. 과거에는 미국에서 일어난 관심이 우리에게 전해지는 느낌이었지만 이제는 한국이 먼저든 동시든 그 관심의 깊이와 빠름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관심만이 아니라 이미 행동으로 옮겨 2억명 넘는 가입자가 있고 K-POP을 추종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도 아주 잘나가는 모양이다. 이들 고객은 대부분 10대로 국적과 성별에 관계없이 서로 연결하고 공유하고 관심사를 이야기하며 여러 가지 자신들이 원하는 물건이나 하물며 토지까지 팔고 사고한다. 교환의 대가를 자신들의 암호화폐로 주고받고 이를 또한 현금으로 바꿀 수도 있다. 어찌 보면 현실세계의 모든 일이 가상에서 일어나 생활하고, 공부하고, 즐겁게 일하는 환상적인 세상의 경제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는 지금까지 인간이 경험하지 못한 신세계다. 그 중심에 우리 기업들이 있다. 지난해 가상·증강현실을 하는 기업은 당연하고 게임기업, 클라우드기업, 쇼핑·디자인기업할 것 없이 올해는 모두가 메타버스기업이라고 이야기하고 기초적인 메타버스 강연을 듣던 이 기업도 "우리도 메타버스기업"이라고 한다. 내가 알기로는 그전에는 인공지능 기업이었다. 그전에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빅데이터기업이었을지 모른다. 핀테크, 아니면 블록체인, 또는 O2O 기업이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하나 분명한 것은 이 기업은 현재 메타버스기업임에 틀림없다.

인터넷을 이용하고 모바일앱을 쓰는 기업들이 메타버스기업이라 하면 메타버스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딴지를 걸 수 없다. 나는 지금 현실과 가상이 합쳐져 신대륙을 만들어내는 메타버스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새로운 세계가 하늘에서는 토네이도와 같이 강력하고 땅에서는 쓰나미같이 묵직하게 밀려오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우리는 메타버스기업이다"라고 외치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마치 끓는 냄비 같다"고 한다. 세상이 메타버스 이야기를 하니 이번에는 모두가 메타버스로 달려간다고 한다. 적지 않은 사람이 우리를 끓는 냄비라는 '빨리 끓고 빨리 식는다'는 의미의 비속어로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어떻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앞으로는 융합된 세상이라 모두가 메타버스의 시민이고 기업인 것이 어떻다는 말인지. 또는 요즘같이 빨리 움직이고 먼저 피봇을 해야 하는 시대에 끓는 냄비는 변화무쌍한 시대에 딱 맞는 말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 강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끓는 냄비근성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있습니다. 모두가 메타버스기업으로 달려간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더 도약할 것입니다." 모 학자는 메타버스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우리는 이제 현실에서 로그아웃하고 가상세계에 로그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로그온과 로그아웃이 필요 없는 현실과 가상이 하나가 된 세상이 메타버스의 세상이며 아무도 실세계와 가상세계에 장벽이 없는 세상이 메타버스 세상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빨리 바꿀 수 있는 '끓는 냄비' 한국 기업이야말로 이 시대에 가장 잘 맞는 기업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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